(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미수 사건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고 유엔의 인권 분야 고위 관계자가 1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 특별보고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 정부가 나발니 독살 시도 사건의 책임이 있다는 게 우리의 결론"이라며 국제사회의 전면적인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이 사건이 러시아 안팎의 반체제 인사를 공격하는 한 형태로, 이들을 억누르기 위한 사악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짚었다.
칼라마르 특별보고관은 이어 러시아가 반체제 인사를 제거하고자 할 때 독극물을 사용해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나발니에게 쓰인 신경작용제 '노비촉'을 범죄단체나 다른 정부에서 사용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지된 화학 무기 사용과 명백한 표적 살해 시도라는 점 등 사안의 성격을 고려할 때 국제적인 조사를 통해 시급히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부연했다.
나발니는 작년 8월 국내선 여객기에서 중독 증세로 쓰러진 뒤 베를린 병원으로 이송돼 장기간 치료를 받았으며, 지난달 17일 러시아로 귀국하자마자 공항에서 체포돼 수감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독일 전문가들은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개발된 군사용 신경작용제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나발니도 자국 정보당국이 독살을 시도했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 법원은 2014년 사기 사건과 관련해 최근 나발니에게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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