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코로나 이유로 예멘 지원 대폭삭감…유엔 "사형선고" 반발

입력 2021-03-02 09:29  

영국, 코로나 이유로 예멘 지원 대폭삭감…유엔 "사형선고" 반발
재정압박에 인도주의 지원 올해 60% 줄이기로…미국은 증액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영국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재정 압박을 이유로 아프리카 예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BBC방송 등 영국언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올해 예멘에 대한 지원금을 작년 2억1천400만파운드에서 올해 최소 8천700만파운드(1억2천만달러·한화 1천300억원 상당)로 60%가량 줄이기로 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영국 외무부 중동·북아프리카 담당 제임스 클레벌리 부장관은 이날 국제기구들과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예멘 지원 삭감방침을 밝히면서 "최근 세계가 직면한 도전은 우리 모두에게 재정적 어려움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영국이 예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대폭 줄이기로 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한 재정압박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은 영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거의 60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등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했다.
영국의 지원 삭감에 대해 유엔 등 국제기구와 구호단체들은 유감을 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화상회의에서 국제사회의 관대한 지원으로 예멘은 2018년 대기근을 피할 수 있었다면서 "오늘날 지원삭감은 사형선고와 같다"고 말했다.
세계식량계획 등 국제기구들은 올해 국제사회가 예멘에 38억5천만달러의 지원 목표를 지키지 못하면 예멘에서 수백만 명이 기아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현재까지 예멘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1억7천만달러에 그쳤다면서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영국이 지원 감축을 발표했지만 미국은 이날 회의에서 기존에 제시한 액수에서 추가로 1억9천100만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올해 미국은 예멘에 총 3억5천만달러(약 3천900억원)를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2014년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장악하며 촉발된 예멘 내전은 이후 6년 넘게 이어지면서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2015년에는 사우디와 미국 등이 예멘 내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막겠다며 개입해 분쟁이 본격화했다.
내전으로 현재까지 13만명 이상이 숨졌으며 30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한 가운데 전체인구의 3분의 2인 2천만명가량이 국제사회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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