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사태논의 아세안 회의서 수치 석방 요구 잇따라

입력 2021-03-02 22:45   수정 2021-03-03 12:03

미얀마 사태논의 아세안 회의서 수치 석방 요구 잇따라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불간섭 원칙' 깨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미얀마 쿠데타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2일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 특별회의에서 미얀마 군정이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
이는 미얀마를 포함해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의 내정 불간섭 원칙을 사실상 깨는 것이어서 미얀마 군정의 대응이 주목된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외교부 장관은 수치 고문과 다른 문민정부 지도자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미얀마 상황이 악화하면 지역 안정과 평화, 번영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얀마가 작년 11월 총선에서 모순이 있었다는 군부의 주장을 다루는 데 민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자고 아세안 회원국들에 제안했다.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은 미얀마에 쿠데타 이후 고조되는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아세안에 문호를 개방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아세안 회원국들은 불간섭 약속을 깨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얀마에서의 민주주의 회복과 정치범 석방을 요구했다.
그는 또 "인도네시아는 미얀마 국민의 목소리와 이익, 뜻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운나 마웅 르윈 미얀마 군정 외교장관도 참석한 이날 회의에 앞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얀마 군부를 작심하고 비판했다.
리 총리는 미얀마가 군부통치로 회귀한 것을 '엄청나게 비극적인 조치'라고 지적하며 "그 길로는 미래가 없다"고 지적했다.
리 총리는 또 수치 고문의 석방을 촉구하고 미얀마 군정의 시위대 유혈 진압에 대해 "도저히 받아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제재는 군부보다 미얀마 국민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비비안 발라크뤼시난 싱가포르 외교장관도 이날 회의에서 미얀마 군부에 폭력과 유혈 사태가 더는 없으리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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