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막말 전력'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지명 철회…낙마 1호(종합)

입력 2021-03-03 15:17  

바이든, '막말 전력'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지명 철회…낙마 1호(종합)
공화당에 민주당 상원의원도 반대 가세…바이든 국정운영에 타격 전망
"50대 50 상원 구도 속 반란표 1장으로도 국정 제동"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막말 전력으로 논란이 된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지명자가 결국 낙마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낙점 인사 중 '낙마 1호'다.
바이든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예산관리국장 지명을 철회해달라는 니라 탠든의 요청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 탠든의 서한을 첨부했다. 탠든은 이 서한에서 "유감스럽게도 인준을 받을 길이 없어 보이는 게 분명하고 대통령의 다른 우선순위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고 썼다.
바이든 대통령은 "탠든이 나의 행정부에서 역할을 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혀 청문회가 필요 없는 다른 자리에 기용할 뜻을 보이기도 했다.
진보 성향인 탠든은 과거 공화당 의원들을 겨냥해 악담 수준의 비난 트윗을 한 전력 탓에 공화당이 인준에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과거 트윗에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악당인 어둠의 마법사 '볼드모트'에 비유했다.
또 톰 코튼 의원을 '사기꾼'이라고 불렀고 수전 콜린스 의원을 '최악'이라고 비난했다. 테드 크루즈 의원보다 뱀파이어가 (따뜻한) 마음을 더 가졌다고 하는 등 악담을 퍼부었다. 진보 진영의 버니 샌더스 의원도 공격했다.
탠든은 최근 인준 청문회에서 "깊이 후회하며 내가 쓴 언어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히고 문제가 된 트윗 1천여건을 삭제했으나 공화당의 반발을 잠재우지 못했다.
탠든의 낙마에 결정타가 된 것은 민주당 조 맨친 상원의원의 반대다.
상원 의석을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양분한 상황에서 민주당 내 이탈표가 나온 것이라 상원 인준이 사실상 물 건너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공화당 내 반란표를 기대할 수 있는 밋 롬니와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도 탠든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탠든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과 장관급 인사 중 청문회 관문을 넘지 못한 첫 사례다.
취임 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 국정운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상당한 타격일 수밖에 없다.


인도계인 탠든은 청문회 관문을 넘었다면 미국 역사상 첫 유색인종 여성 예산관리국장이 되는 기록을 세울 예정이었으나 지명 당시부터 탠든의 과거 당파적 발언을 이유로 낙마 가능성을 점치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맨친 의원이 고위직에 임명된 유색인종 여성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맨친 의원은 최초의 원주민 출신 내무장관 후보인 데브 할랜드 지명자에게도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시절 민주당과 외국 정치 지도자들을 모욕하는 트윗을 올렸을 때는 무관심했으면서 탠든의 트윗을 문제 삼는 것은 이중잣대라는 비난에 직면했다고 해설했다.
또 탠든의 낙마를 두고 "최근 전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에서 간신히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이다"라며 "이번처럼 민주당 상원에서 단 하나의 반대표만 나와도 고위직 임명이나 주요 정책이 발목잡힐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WP는 탠든의 후임에 예산관리차장으로 지명된 셜랜더 영이 거론된다면서 영이 양당 중진 의원의 호평을 받는다고 전했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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