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몰았던 GV80 블랙박스 수색영장 집행
AP통신 "GV80 블랙박스에 경찰이 조사할 귀중한 자료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경찰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자동차 전복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우즈가 몰았던 현대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블랙박스를 확보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보안관실은 3일(현지시간) 전복사고가 난 제네시스 SUV GV80에 장착된 블랙박스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안관실은 교통사고 수사관들이 우즈의 전복 사고 당시 주행 정보와 운전 기록 등을 파악하기 위해 GV80 블랙박스에 대한 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존 슬로글 부보안관은 "(차 사고가 나면) 우리는 자동으로 블랙박스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자료를 다운로드한다"며 "우리는 (사고 원인에 대한) 답을 원하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즈는 지난달 23일 LA 카운티의 내리막 곡선구간 도로에서 자동차 전복 사고를 당했고, 다리를 심하게 다쳐 응급 수술을 받았다.
우즈는 사고 직전 현대차 후원으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대회 주최자로 LA를 방문했고, LA 체류 기간에 현대차로부터 GV80을 빌려 이용했다.
경찰은 일단 초동수사에서 사고 당시 우즈가 술을 마시거나 약물을 복용한 증거가 없다면서 형사 기소 방침을 배제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과속이 사고 원인의 하나였을 것으로 보고 블랙박스 자료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슬로글 부보안관은 "만약 휴대전화 사용 등에 따른 난폭운전 상황이 있었다면 우리는 사고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USA 투데이와 폭스뉴스 등 일부 외신들은 차량 포렌식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우즈가 사고 당시 졸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내리막 곡선구간에서 졸음운전으로 속도를 제때 줄이지 못했고, 결국 중앙분리대를 넘어 데굴데굴 구르는 전복 사고를 당했다는 가설이다.
블랙박스는 항공기 비행 기록 장치를 넣어둔 금속 상자를 뜻하는 말로, 미국 자동차 업계는 차 사고 시 주행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Event Data Recorder·EDR)도 블랙박스라고 부른다.
자동차 블랙박스는 일반적으로 대시보드 중앙 또는 시트 아래에 부착돼있으며, 차 사고를 조사하는 경찰이 정보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미국에서 자동차 블랙박스 설치는 의무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블랙박스를 장착할 경우 충돌 전 속도,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작동 여부, 안전벨트 장착과 에어백 작동 여부 등의 정보가 기록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구나 우즈가 몬 GV80은 현대차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 차종인 만큼 블랙박스에 더 자세한 정보가 기록돼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지난해 1월 출시된 GV80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단 첫 SUV로, 편의와 안전 사양이 대거 적용된 모델이다.
이 차량에는 에어백 10개와 운전자가 졸면 경보를 울리는 '운전자 주의 경보'(DAW), 장애물과 충돌을 막는 '회피 조향 보조',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 등 안전기능이 있다.
AP통신은 "현대차 력셔리 브랜드 GV80은 새로운 버전의 블랙박스를 장착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 블랙박스에는 당국이 조사할 귀중한 보물 자료가 있다"고 전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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