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 최대의 소매 유통 체인 월마트가 향후 10년간 미국에서 생산되거나 조립된 제품을 3천500억달러(387조4천500억원)어치 추가로 구매할 것이라고 3일(현지시간) 공언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 회사의 존 퍼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섬유, 플라스틱, 소형 가전, 의약, 의료용품을 포함해 미국에서 생산되거나 조립된 제품을 더 살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발언은 204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공언의 일환으로 나왔다.
월마트는 이번 조치로 미국 내에서 일자리 75만개가 창출되고 수입산에 비해 운송 거리가 단축됨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도 감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월마트에서 팔린 상품 비용이 4천200억달러였다고 이번 계획의 규모를 비교해 설명했다.
앞서 월마트는 2013년에도 미국에서 생산·조립된 제품 2천500억달러어치를 구매하겠다며 '바이 아메리카'의 기치를 들어 올린 바 있다.
WP는 월마트의 이번 행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월 25일 서명한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을 뒤따른 조치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은 연방정부가 기간시설을 구축하거나 자동차 같은 장비를 살 때 국산품 이용을 독려하는 내용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와 비슷하다는 우려가 여러 나라에서 제기됐다.
한편 월마트의 '바이 아메리카'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예컨대 미국의 한 소비자단체는 올해 초 월마트에서 팔리던 진공청소기 등이 수입산 부품을 사용했음에도 '미국산'이라는 표시를 달아 유통됐다면서 월마트를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고발하기도 했다.
2013년 시작된 월마트의 바이 아메리카 때에도 이런 비판이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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