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인구 2억900만명으로 1년 전보다 2천200만명 늘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남미 지역의 빈곤과 불평등이 크게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산하 중남미·카리브 경제위원회(CEPAL·영문명 ECLAC)가 4일(현지시간) 펴낸 '2020 중남미 사회 파노라마'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중남미 빈곤 인구는 2억900만 명으로 추정된다.
1년 전보다 2천200만 명 늘어난 것으로, 중남미 전체 인구 셋 중 한 명꼴인 33.7%가 빈곤층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빈곤율은 12년 만에 최고치라고 CEPAL은 밝혔다.
극빈층 인구는 전체의 12.5%인 7천800만 명으로, 이는 2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빈곤층은 농촌 지역, 원주민이나 아프리카계 주민, 저학력층 등에 집중돼 계층 간의 빈부격차도 더욱 심화했다.
이와 함께 중남미 실업률은 2019년 말 8.1%에서 2020년 말 10.7%로 2.6%포인트 높아졌다. 여성과 비공식 노동자, 청년, 이민자 등이 특히 많은 일자리를 잃었다고 CEPAL은 전했다.
중남미 대부분의 나라에선 코로나19 이전에도 빈곤과 빈부격차가 심각한 사회문제였는데 코로나19는 빈곤 해소를 위한 지난 10여 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 셈이다.
중남미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8%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중 중남미가 차지하는 비율은 4분의 1이 넘을 정도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장기화한 봉쇄 속에 경제도 크게 위축됐다.
CEPAL은 지난해 중남미 경제 성장률을 -7.7%로 추정했다.
CEPAL은 이번 보고서에서 "코로나19는 중남미의 거대한 구조적 격차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고 악화시켰다"며 보편적인 사회보장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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