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K TV 비중은 58% 규모…"비싼 가격, 8K 전용 콘텐츠 부족 영향"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꿈의 화질'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초고해상도 8K TV가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지 못하고 답보하고 있다.
높은 가격대인데다 8K 해상도를 구현하는 영상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TV 업계는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8K 제품을 지속 출시하면서도 당분간 8K TV가 대중화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8K(7천680x4천320) TV 출하량은 30만200여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TV 출하량(2억2천535만대)의 0.13% 수준이다.
2018년 1만8천600대, 2019년 11만8천500대에 비하면 늘어난 수치이지만, 전체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수준은 여전히 미미하다.
반면 해상도가 한 단계 낮은 4K TV는 지난해 총 1억3천48만7천200대 출하돼 전체의 57.9% 점유율을 보였다. 풀HD TV는 15.6%, HD TV는 26.3% 등 점유율을 기록했다.
8K TV는 화면의 가로 화소가 8천(K)개(실제 7천680개)인 제품으로 세로 화소(4천320개)를 곱하면 전체 화소는 3천317만개 이상이다.
TV 해상도는 가로×세로 픽셀(화소) 수에 따라 HD(1천366×768), 풀HD(1천920×1천80), 4K UHD(3천840×2천160), 8K(7천680×4천320) 순으로 진화해왔다.
8K TV는 이론적으로 4K TV보다 4배 더 선명한 해상도를 낼 수 있어 '꿈의 화질'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높은 가격대가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8K TV 평균 판매 가격은 4천243달러(약 479만원)로 집계됐다. 2018년 7천 달러 이상이던 8K TV는 해를 거듭할수록 가격이 낮아졌지만 다른 제품에 비하면 여전히 비싼 편이다.
지난해 해상도별 평균 판매가격은 4K TV가 639달러(약 72만원), 풀HD TV 241달러(약 27만원) 등이었다.
8K 해상도를 지원하는 영상 콘텐츠가 부족한 점도 8K TV 대중화를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환경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국내에서도 지상파 3사가 부분적으로만 4K 전용 콘텐츠를 송출하고 있다"며 "8K 전용 영상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4K TV보다 수 배 비싼 돈을 들여가며 8K TV를 구매할 이유가 많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장에 전시된 8K TV는 8K 전용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틀어놓기 때문에 4K TV와 차이가 드러나지만, 막상 8K TV를 구매해 거실에 두면 전용 콘텐츠가 부족해 효용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NHK가 도쿄올림픽 8K 생중계를 예고하면서 8K TV 시장이 개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도쿄올림픽 취소론과 축소 분위기에 다소 김이 빠지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진행되더라도 적자 가능성 때문에 8K 영상 송출이 무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며 "향후 기술 발전과 가격 인하에 따라 8K 시장이 확대하겠지만, 8K 대중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8K TV 시장은 세계 TV 시장 1위, 2위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한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8K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70.5%, LG전자가 11.9% 등이었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네오 QLED' TV, LG전자가 내달 출시 예정인 QNED TV 모두 최고급 모델로 8K 제품을 선보였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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