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고대 로마제국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 영묘가 14년 간의 복원 작업을 마치고 최근 재개방돼 주목을 받고 있다.
아우구스투스(BC 63∼AD 14년)는 기원전 31년 악티움 해전에서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물리치고 로마의 패권을 장악하고서 로마 제국의 첫 황제가 된 인물이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살해된 뒤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고 유럽대륙과 아프리카, 중동을 아우르는 강성한 대제국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로마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아우구스투스 영묘는 재위 때인 기원전 28년 조성된 것으로 지름 90m, 높이 42m의 원형 건축물이다.
476년 서로마 제국 멸망 이후 땅속에 파묻혀 사실상 버려지다시피 했다가 후대에 정원과 요새, 투우장, 서커스장, 콘서트장 등으로 개조돼 사용됐다.
1천년 넘게 수난의 세월을 버틴 영묘는 1930년대 로마 황제의 후계자임을 자처한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가 복원 공사를 거쳐 고대 로마 유적지로 만들면서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게 됐다.
로마시는 관리 부실 등으로 건축물 부식이 심각해지자 2007년 영묘를 폐쇄한 뒤 대대적인 복원 공사에 들어갔다. 복원 작업에는 1천만 유로(약 134억7천만 원) 이상이 투입됐다고 한다.
14년이 지난 현재도 원형 구조물 주변의 부분적인 복원 공사가 계속되고 있으나 시는 지난 1일 영묘만 먼저 시민에게 공개했다.
지난 수십 년 간 쓰레기와 무성한 잡초 속에 방치돼 '로마의 썩은 이'로 불린 아우구스투스 영묘의 재개방을 시민들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시는 영묘가 콜로세움, 포로 로마노, 트레비 분수, 스페인 광장 등과 함께 로마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시장은 지난 1일 영묘를 둘러본 뒤 "인류 문화유산의 보석이 다시 돌아왔다"며 기쁨을 나타냈다고 ANSA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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