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의원 7명, 접종속도 높이자며 보건부에 서한
당국자들 "장기 예방효과 입증 안 돼…FDA 허가대로 사용해야" 선긋기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 보건 당국자들이 모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1회만 맞을 수 있도록 허가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선 긋기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신을 1차례만 접종하자는 목소리에 대해 미 정부 과학자들은 "장기적 예방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라며 일축한다고 보도했다.
피터 마크스 미 식품의약국(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소장은 이와 관련해 WSJ에 "코로나19에 따른 입원과 사망을 막으려면 백신을 FDA가 허가한 대로 사용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FDA는 2회씩 투여하도록 개발된 모더나, 화이자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다. 최근에는 1회 접종만으로도 예방효과가 있는 존슨앤드존슨의 백신도 허가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와 의원은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모든 백신을 1회만 접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회만 접종해도 일정 수준의 예방 효과가 있으니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맞히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이스라엘에선 화이자 백신 1회 접종만으로 15∼28일간 코로나19 증상을 85% 예방할 수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정부 역시 지난달 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승인하면서 1회차 접종자 수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2회차 접종까지의 간격을 최대 12주로 늘렸다.
지난 2일 의사 출신 미 의원 7명은 노리스 코크란 보건부(HHS) 장관 대행에게 서한을 보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1회 접종을 허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FDA와 미 국립보건원(NIH) 소속 고위 과학자들은 WSJ에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당국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허가할 때 참고한 입증자료는 모두 2차례 접종과 관련됐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1회차 접종이 단기적인 예방효과를 낼 순 있어도, 장기적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문인 한 과학자는 "FDA에 제출된 연구 결과에 따르지 않고 1회차 접종만 하려고 한다면, 그에 따른 방역효과가 지속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정부 소속 의료진은 전파력이 더 높은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발(發) 변이 바이러스가 미국에도 확산하는 상황에서 백신의 장기적 예방효과는 특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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