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최고령 국가 정상이었던 마하티르 모하맛(96)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마하티르 전 총리가 자국 내 백신 접종자 가운데 최고령자라고 홍보했다.
8일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마하티르 전 총리는 전날 랑카위의 백신접종 센터에서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접종 후 "진짜 아무 느낌도 없다. 접종에 1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SNS에 접종 사진과 함께 "나와 같은 노인들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차례가 오면 백신을 꼭 맞길 부탁한다"며 "백신접종은 우리가 모두 지지해야 할 과제"라고 적었다.
이어 "코로나19 팬더믹을 억제하기 위해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길 바란다"며 "다행히 접종 후 아무 특이점도 느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전체 인구 3천200만명의 80%인 2천650만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기로 하고, 지난달 24일 무히딘 야신(73) 총리를 시작으로 백신 접종에 돌입했다.
말레이시아는 화이자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러시아 스푸트니크 V백신, 중국 시노백 백신, 중국 칸시노바이오로직스 백신 등 총 5개사 백신 6천670만회 분량을 확보했으며, 현재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 중이다.
당국은 보건의료인 등 최일선 관계자 57만명을 1단계, 60세 이상 노인과 기저질환자, 장애인 등 940만명을 2단계 접종자로 설정했고 5월부터 내년 2월까지 나머지 18세 이상자에게 접종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마하티르 전 총리의 지지자가 많은 만큼 그의 접종 사실을 널리 홍보했다.
보건부의 누르 히샴 압둘라 보건총괄국장은 트위터에 "마하티르 전 총리도 백신을 맞았다. 당신을 보호하고, 모두를 보호하자"고 적었다.
카이리 자말루딘 아부바카르 과학기술혁신부 장관도 "96세의 마하티르 전 총리는 말레이시아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최고령자"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누적 31만3천여명, 사망자는 1천169명이다.
마하티르는 1981년 총리직에 올라 22년 장기 집권했고, 이후 15년만인 2018년 5월 다시 총리에 올라 전 세계 최고령 국가 정상으로 기록됐다.
그는 총리 시절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태우고 직접 운전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모습 등을 공개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정치 승부수'로 총리직 사임 후 재신임을 노렸다가 총리직을 되찾지 못했다.
마하티르는 자신이 의회 과반수 지지를 끌어모았다고 생각했으나, 국왕은 무히딘 야신을 새 총리로 앉혔다.
마하티르는 이후 총리직 탈환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으나, 코로나 사태로 무히딘 내각에 힘이 쏠리면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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