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 증시의 강세를 주도하던 정보기술(IT) 주식이나 '비대면' 종목이 최근 하락세를 거듭하는 반면 디즈니나 항공사 등 전통 대기업들은 뜀박질하는 모양새다.
8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0.99포인트(2.41%) 급락한 12,609.16에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나스닥 지수는 최근 고점인 지난달 12일 이후 10% 넘게 추락했다.
일반적으로 10% 낙폭은 시장에서 조정장을 의미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전통 대기업의 비중이 큰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306.14포인트(0.97%) 오른 31,802.44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 디즈니 6.3% 오르고 테슬라 5.8% 내리고
기술주를 대표하는 나스닥과 전통 대기업의 비중이 큰 다우존스의 이런 차이를 이날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종목은 디즈니와 테슬라였다.
디즈니는 캘리포니아주의 새 지침에 따라 4월 초부터 이 지역 테마파크를 부분적으로 재개장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에 힘입어 이날 주가가 6.27% 상승했다. 이에 따라 디즈니 시가총액은 210억달러가량 늘었다.
또 영화 사업도 하는 디즈니 주가 상승의 요인으로는 영화관 개봉의 증가세도 거론된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봉쇄 완화의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코로나19 여파를 크게 겪은 아메리칸 항공(4.99%), 유나이티드 항공(7.01%) 등도 주가가 많이 올랐다.
이에 비해 애플 주가는 4.17% 내렸고 넷플릭스는 4.47% 하락했다.
특히 테슬라는 5.84%나 하락했다.
기술주의 부진은 이날 하루만의 일도 아니다. 애플은 최근 한달간 15%가량 주가가 하락했고 테슬라는 무려 34% 추락했다. 줌도 20% 넘게 내렸다.
◇ 기술주, 금리 압박에 하락…전망은 엇갈려
상당수가 성장주로도 분류되는 기술주의 최근 하락 요인으로는 높아진 주가 부담 이외에 시장 금리의 상승이 지목된다.
대표적인 시장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장중 한때 1.613%까지 올라 다시 1.6%선을 넘었다.
이 금리는 연초만 해도 1.0%를 밑도는 수준이었으나 최근 빠르게 올라 지난달 25일과 이달 5일에도 장중 1.6%를 돌파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경기 부양책에 따른 미 경기 회복세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금리 상승세는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금리 상승세가 조만간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 미국의 억만장자 헤지펀드 사업가인 데이비드 테퍼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국채 금리는 앞으로 몇 주간은 좀더 안정적일 것"이라면서 최근 주가가 뒷걸음친 아마존 같은 주식들이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마존 주식은 최근 한 달간 10%가량 하락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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