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대기위성 사진 분석…지난달 16일 이래 10차례 분출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에트나 화산 분화가 한 달 가까이 지속하는 가운데 분화 과정에서 나온 독성 물질이 약 7천㎞ 떨어진 중국으로까지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 뉴스는 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대기 감시 위성 '센티널-5P'(Sentinel-5)가 찍은 사진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사진을 보면 에트나 화산 인근에 형성된 것과 유사한 아황산가스(SO₂) 띠가 중국 북서부에 길게 뻗어 있다.
황이 연소할 때 발생하는 아황산가스는 퀴퀴한 냄새가 나는 무색 기체로, 화산의 분화 활동 과정에서 대량 배출되는 유독성 화합물이다.
대기오염물질 중에서도 비중이 가장 크며 산성비의 원인 물질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에트나 화산은 지난달 16일 처음 분화 활동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10차례 용암을 분출했다. 지난 7일 오후의 열번째 분출에서는 화산재와 용암이 1㎞ 높이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특별한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장기간의 분화 활동으로 관광객 감소에 의한 경제적 손실은 물론 화산 인근의 농작물 및 원예·어업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더해 가택과 도로 등에 쌓인 화산재를 제거하는 비용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시칠리아 당국은 최근 지역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서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또 분출된 다량의 화산재가 주민 건강에 위해를 가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로선 전문가들도 에트나의 분화 활동이 언제쯤 잦아들지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시칠리아섬 동쪽에 자리 잡은 에트나는 높이 3천324m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으로 꼽힌다. 지난 50만 년에 걸쳐 수시로 분출을 일으키며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1998년 이후에만 200차례 이상 분화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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