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가족 부양' 뉴욕 배달원 울리는 자전거 도둑

입력 2021-03-10 04:20   수정 2021-03-10 04:26

'자전거로 가족 부양' 뉴욕 배달원 울리는 자전거 도둑
'대당 1천700달러' 전기 자전거 절도 건수 2배로 증가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음식 배달로 가족을 부양하는 미국 뉴욕의 배달원들이 자전거 도둑 때문에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뉴욕의 배달원들이 사용하는 전기 자전거를 노리는 강도와 절도 건수가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뉴욕의 전기자전거 도난 신고는 328건으로 전년도 166건의 두 배 수준이다.
뉴욕의 배달원이 사용하는 전기자전거는 시속 30㎞를 낼 수 있다. 교통체증으로 악명이 높은 뉴욕에서 최대한 많은 배달을 하기 위해선 성능 좋은 전기자전거가 필수적이다.
대부분 이민자 출신인 뉴욕의 배달원은 전기자전거로 배달을 하고 하루에 60달러(한화 약 6만8천 원)를 벌어 가족을 부양한다.
그러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업자가 늘면서 전기 자전거를 노리는 손길도 늘어났다.
신품 가격이 1천700달러(약 193만원) 안팎인 전기자전거는 장물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물품이다. 그대로 팔리거나, 분해한 뒤 부품이 거래되기도 한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배달원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전기 자전거를 훔치는 도둑도 있지만, 배달원을 위협해 전기 자전거를 빼앗는 강도도 적지 않다.
경찰에 따르면 강도들이 즐겨 쓰는 수법은 위조 신용카드를 이용해 특정 주소로 배달 음식을 주문한 뒤 배달원을 위협해 전기 자전거를 빼앗는 것이다.
특히 강도들은 이민자 출신 배달원을 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류 허가 여부에 따라선 도난이나 강도를 당해도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는 배달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 자전거 도난과 강도가 늘면서 배달원들도 절박한 상황에 처했다.
지난해 10월엔 1천 명 이상의 배달원들이 뉴욕 시청 앞에 모여 전기 자전거 도난과 강도 방지에 시 당국이 나서달라는 시위에 참석했다.
멕시코 출신 이민자로 최근 전기 자전거를 빼앗긴 에벨리오 가브리엘은 "이민자라는 사실 때문에 우리들이 먹잇감이 된 것"이라며 "돈을 벌기 위해선 1천700달러를 모아 새 전기 자전거를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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