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조지프 영 주일 미국 임시대리 대사가 제2차 세계대전(태평양전쟁)이 끝나갈 무렵에 있었던 미군의 도쿄대공습 기념일을 앞두고 당시 피해자 유족에게 추모 서한을 보냈다.
10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피해자 위령 활동을 해온 에비나 가요코(海老名香葉子·87·수필가) 씨는 도쿄대공습 76주년을 맞아 영 대사가 보내온 편지를 공개했다.
영 대사는 이 편지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목숨을 잃은 모든 희생자를 엄숙하게 추모하는 기회를 함께 얻게 되어 감사하다"라고 썼다.
이어 "그 끔찍한 충돌 이후 70년간 미국과 일본은 우리 국민 간 우정의 끈으로 지탱되는 동맹을 구축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양국 관계가 계속해서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영 대사는 편지에서 도쿄대공습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관련 기념일을 앞두고 보냈다는 점에서 도쿄대공습으로 인한 사망자를 추모하는 서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도쿄대공습은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이던 1945년 들어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미국이 도쿄 지역을 겨냥해 감행한 대규모 공습을 말한다.
일본은 공습 규모가 가장 컸던 1945년 3월 10일 도쿄대공습을 기념하는 행사를 연다.
당시 소이탄까지 동원된 도쿄대공습으로 사망한 사람은 약 10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도쿄대공습 당시 부모와 형제 등 가족 6명을 잃은 에비나 씨는 2005년 우에노(上野) 공원에 당시 사망자들을 위한 위령비와 평화의 모자상을 건립하고 해마다 위령 행사를 열고 있다.
그는 "(가해자인) 미국 측으로부터의 (추모) 편지라서 놀랐다"면서 "많은 분이 (미국의 도쿄대공습으로) 돌아가셨다. 이런 편지를 받은 것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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