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외교·국방수장 한국으로…대북·한미일·대중협력 테이블에

입력 2021-03-11 02:08  

미 외교·국방수장 한국으로…대북·한미일·대중협력 테이블에
4년 반만에 한미 외교·국방장관 2+2 회의…공동성명 통한 대북 메시지 주목
한일관계 개선 위한 블링컨 역할 여부 관심…중국 견제 동참 요청 여부도 촉각
바이든, 쿼드로 견제하며 중국과 고위급 회담 조율…인도태평양 외교전 본격화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두 달만에 미국 외교·국방수장이 나란히 한국을 찾는다.
첫 방한인데다 4년 반만에 외교·국방장관의 '2+2 회의'까지 잡혀 대북접근과 한미일 협력, 대중 대응 등을 두고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에 중국 견제를 위한 쿼드(Quad) 첫 정상회의가 열리고 미중 고위급 회담도 추진되는 등 인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숨가쁜 외교전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시간으로 17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이뤄지는 첫 고위급 방한으로, 가장 주목되는 일정은 18일 열리는 '2+2 회의'다.
외교·국방장관이 한자리에 앉는 2+2 회의는 미국이 일부 핵심 동맹과만 개최해온 형식의 협의체다. 한미의 경우 2016년 10월 이후 약 4년 반 만에 부활하는 것으로 한미동맹 복원의 확실한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도 블링컨·오스틴 장관의 방한을 알리며 2+2 회의 일정부터 언급했다. 국방부는 "한국 안보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공약을 재확인하고 한미동맹이 동북아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전세계의 평화와 안보, 안정에 핵심축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각각 2+2 회의에 앞서 정의용 외교장관 및 서욱 국방장관과 양자 회담도 한다.
2+2 회의와 양자 회담 테이블에서는 대북접근 조율이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진행해온 대북정책 검토 내용이 공유되는 한편 장기화하는 교착 해소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구상을 놓고 본격적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다음달 정도까지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2+2 공동성명 등을 통해 어떤 대북 메시지가 나올지도 주목되는 지점이다. 블링컨·오스틴 장관의 방한은 북한이 그렇지 않아도 민감하게 주시하는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이뤄진다.
악화한 한일관계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와중에 미국이 중시하는 한미일 협력도 이번 방한의 주된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6∼17일 일본을 방문한 뒤 한국으로 넘어오는 블링컨 장관이 한일과의 대면 협의를 계기로 모종의 역할에 나설지 주목된다.

미국이 동맹과 구축하는 대중국 견제 구상에 대한 역할 요청이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국 전략을 검토 중이지만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공개 표명하며 동맹과의 전선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링컨·오스틴 장관의 한국·일본 방문 역시 이러한 맥락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국무·국방장관을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보내기 직전인 12일 일본·인도·호주 총리와 첫 쿼드 화상 정상회의를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도출되는 공감대의 수위가 미 국무·국방장관의 방한 메시지에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다음주 미국과 중국 사이에 고위급 회담이 열린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블링컨 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다음주 알래스카에서 중국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첫 대면 미중 고위급 회담이다.
미국이 쿼드 정상회의와 국무·국방장관의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으로 동맹과의 협력을 통한 대중 전열을 정비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직접 대화에 나서는 셈이다. 바이든 행정부 대외전략의 중심에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두고 숨가쁜 외교전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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