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부 "접종중단 위기"…中대사 통해 시노팜 백신 구매 타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코로나19 사망·확진자 급증으로 백신이 급해진 브라질이 중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코로나19 사태를 두고 중국 때리기에 열중하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보건부는 지난 8일 자국 주재 양완밍 중국 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백신 접종이 중단될 위기에 빠졌다며 중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보건부는 중국 제약사 시노팜의 백신 3천만 회분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노팜은 지난해 말 'BBIBP-CorV'로 불리는 백신의 예방효과가 79.3%라고 발표한 바 있으나 그동안 브라질 보건부의 구매 협상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브라질 보건부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은 중국의 다른 제약사인 시노백의 백신 '코로나백'에 대해서는 지난 1월 17일 긴급사용을 승인했으며, 현재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양 대사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와 대통령의 가족들과 갈등을 계속했다는 점에서 보건부의 요청에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주목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중국 책임으로 돌리는 발언을 했다가 양 대사와 거친 공방을 주고 받았다.
10월에는 보건부가 시노백과 백신 4천600만회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반대로 하루 만에 철회하기도 했다. 당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중국에서 만든 백신은 사지 않겠다"며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어 11월에는 브라질의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을 두고 에두아르두 의원이 "중국은 5G 장비를 통해 스파이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양 대사는 양국 관계 악화에 책임을 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브라질 외교부는 양 대사 교체를 수 차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정부는 대사 교체 요구가 외교 관행에서 벗어난 일로 양국 관계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며 거부했다.
한편, 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브라질 보건부는 백신 공동 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도 지원을 요청했다.
에두아르두 파주엘루 보건부 장관은 전날 비정부 국제기구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관계자들을 만나 '코백스 퍼실리티'의 백신 배분 과정에서 "브라질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브라질에서는 전날까지 전체 인구의 4.13%인 873만6천891명에게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297만5천26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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