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의 큰 폭 증가에도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로 상승했다.
1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3달러(0.7%) 오른 64.4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원유재고 지표와 신규 부양책 등을 주시했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가 큰 폭 증가세를 이어갔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약 1천380만 배럴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원유재고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70만 배럴 증가보다 훨씬 큰 폭 늘었다.
휘발유 재고는 약 1천187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약 550만 배럴 줄어들었다.
원유재고의 증가는 기록적인 한파에 따른 정유 설비 손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정유 설비 가동률은 69.0%로 이전 주의 56.0%보다는 상승했지만, 여전히 예년 수준보다 훨씬 낮았다.
반면 미국의 지난주 원유 생산량은 하루평균 1천90만 배럴로 한파 피해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파 피해 이후 재고의 증가가 어느 정도는 예상됐던 데다, 석유제품의 재고도 큰 폭으로 동반 감소한 만큼 유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는 않았다.
재고 감소를 우려해 이번 주 유가가 하락 조정을 거치기도 했다.
러시아에서 원유시장 점유율 하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점도 유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 외 산유국의 생산량이 늘면서 시장 점유율을 잠식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가가 너무 높을 필요도 없다는 견해를 표하기도 했다.
이는 향후 OPEC+의 증산 가능성을 키우는 발언이다.
반면 미국 하원이 이날 1조9천억 달러 부양책을 가결하는 등 경제의 빠른 회복 기대는 유지됐다. 대규모 부양책은 원유 수요도 되살릴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미 정부가 존슨앤드존슨(J&J)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억 도즈를 추가 구매할 계획이라는 소식도 나왔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경제의 회복 기대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PVM의 스티븐 브레녹 연구원은 "시장의 심리를 끌어 올리는 데 있어서 코로나19 이후의 경제 회복에 필적할 만한 요인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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