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든 교수 "우리 얘기는 한일문제 아니다…램지어 논문은 인종공격"
지나 김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램지어 논란 더 키울 필요 없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우리가 얘기하는 (위안부 관련) 역사는 한국이나 일본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전 세계 인류의 역사다. 이것은 모든 이의 역사이기 때문에 그것을 아는 것은 모든 이의 책임이다."
알렉시스 더든 미국 코네티컷대학 역사학 교수는 10일(현지시간) 화상 세미나 '불신과 그 결과: 여성학 학자들이 위안부에 대한 부인과 정의를 위한 풀뿌리 운동에 대하여'에서 최근 논란인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논문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이 세미나는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학 산하 인종정의센터가 주최하고 한국정책연구소(KPI)가 후원해 열렸다.
더든 교수는 "삶이 황폐해진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론을 만들 수 없다"며 "인류를 상대로 저지른 범죄일 때 아무런 증거가 없으면 이론을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작년 12월 13일 아침 30년간 선생이자 동료인 램지어 교수로부터 문제의 논문을 받아 읽은 뒤 곧장 이메일로 답장을 써서 "'왜 한국인만을 표적으로 삼느냐. 일본인은 어디 있고, 중국인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더든 교수는 당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읽은 뒤 "내 본능적 반응은 '이건 인종 공격이다'라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패널로 나온 지나 김 캘리포니아주립대 커뮤니케이션 부교수는 "위안부가 자신에게 유리한 계약 조건을 협상한 매춘부였다는 지지하기 힘든 주장을 담은 논문을 학술지가 수용하고 출판하리라는 것을 듣고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김 부교수는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출판하기로 한 법경제학국제리뷰(IRLE)가 논란이 인 뒤 반박 논문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이 반박 논문을 썼지만 결국 출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김 부교수는 "첫째로 반박 논문을 찾는 대신에 그들(출판사)은 이 논문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검토하는 자기 책임을 했어야 한다"며 이 논문에 언급된 계약과 관련한 1차·2차 출처가 전혀 인용되지 않아 "명백한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둘째로 그 저널에 더 많은 트래픽을 가져다주고 싶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반박 논문을 제출한 뒤 그들은 램지어에게 대응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나는 이걸 책임의 방기로 봤다"고 말했다.
더든 교수는 김 부교수의 지적에 동의한다며 "왜 반응해서 여기에 정당성을 부여하느냐가 유일한 해답이다"라고 말했다.
더든 교수는 "우리는 이 아무것도 아님(nothingness)을 좇고 있다. 그리고 이 아무것도 아님을 증폭시킴으로써 실제로는 아무것도 없는데 뭔가가 거기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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