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동유럽국가 체코가 '종교 분쟁의 성지' 예루살렘에 새로운 공관을 개설했다고 현지 언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체코는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예루살렘 시내에서 새 공관 개소식을 열었다.
바비시 총리는 "체코 공화국은 예루살렘에 외교공관을 개설한다"며 "이 공관은 정치, 경제 협력은 물론 영사까지 많은 업무를 다루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주이스라엘 대사관은 여전히 텔아비브에 있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공관은 대사관의 지도 아래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루살렘은 유대교도뿐 아니라 기독교도, 이슬람교도가 모두 성지로 여기는 곳으로 '종교적 분쟁의 성지'로 불린다. 특히 팔레스타인은 미래의 예루살렘을 미래의 수도로 여기고 있다.
친이스라엘 정책을 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곳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대사관도 옮겼지만, 대부분의 국가는 아직 이를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텔아비브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이스라엘은 그런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유치한다는 정치적 목표를 위해 동맹국들을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스라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잉여분을 예루살렘에 대사관 개설을 희망한 국가에 나눠주기로 했던 적도 있다.
체코도 그 대상에 포함됐었지만, 백신을 외교 도구로 활용한다는 비난 여론 속에 계획은 철회됐다.
체코가 예루살렘에 새 공관을 열면서 텔아비브의 대사관을 유지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런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체코의 새로운 공관 개설을 예루살렘 대사관 유치의 성과로 받아들였다.
가비 아슈케나지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우리는 지금 이스라엘의 수도인 예루살렘에 서 있다. 우리는 이 도시의 담장에 돌을 하나 더 얹었다"고 화답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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