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소유 공장들 방화 피해…쿠데타 이후 '뒷배' 중국 향한 감정 악화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쿠데타 사태가 악화 일로를 걷는 가운데 중국인이 소유한 공장들에 방화로 보이는 화재까지 발생하자, 현지 한인회가 중국인 공장 오인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태극기를 배포하기로 했다.
이병수 미얀마 한인회장은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날 중국인 소유 공장들이 방화 및 기물파손을 당했다"면서 "그래서 한인회는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공장들이 중국인 소유 공장이 아니라는 점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이에 따라 한인회는 한국 공장들에 태극기 게양을 권장하면서, 한인회에서 보관 중인 태극기 배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와 관련, 봉제협의회에 이미 20장을 전달했으며, 추가로 30여 장도 봉제회원사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의 봉제 기업은 약 130개로, 이 중 30여곳이 전날 방화 사태가 발생한 양곤 외곽 흘라잉타야에 소재해 있다고 이 회장은 전했다.
한인회는 또 다른 업종의 한국 업체들에도 배포할 수 있도록 태극기 추가 확보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전날 산업단지가 있는 양곤의 흘라잉타야에서 중국인들이 소유한 다수의 공장이 방화 및 약탈 피해를 보았고, 중국인들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 소행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얀마 현지에서는 쿠데타 이후에도 군부를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온 중국이 군부의 '뒷배'로 여겨지면서 국민의 감정이 좋지 않다.
다만 군부가 이런 '반중 감정'을 역이용, 친군부 불량배들을 동원해 일부러 불을 저지른 뒤 이를 유혈 폭력진압의 명분으로 사용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중국인 소유 공장 화재 이후 미얀마 군사정권은 흘라잉타야와 쉐삐따 등 인구 밀집지역 2곳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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