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체외수정(IVF) 같은 보조생식술(ART: 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y)이 증가하면서 세계의 쌍둥이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크리스티안 몬덴 사회인구학 교수 연구팀은 세계에서 매년 약 160만 쌍의 쌍둥이가 태어나고 있으며 이는 30년 전의 1천 명당 9명에서 1천 명당 12명으로 30% 급증한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로이터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1980~1985년 세계 112개국에서 출생한 쌍둥이와 2010~2015년 165개국에서 태어난 쌍둥이에 관한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지역적으로 쌍둥이 출산율 증가는 북미가 71%로 가장 높았고 아시아는 32%를 기록했다.
7개국만이 쌍둥이 출산율이 10% 이상 떨어졌다.
쌍둥이 유형을 보면 같은 수정란에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의 출산율은 1천 명당 4명으로 30년 사이에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는 급증한 쌍둥이 인구의 대부분이 서로 다른 수정란에서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IVF 전문의들은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개의 수정란을 자궁에 투입하기 때문에 쌍둥이 이상의 다태 임신이 자주 발생한다.
쌍둥이 인구 증가는 출산 연령이 늦어지는 경향, 피임약 사용 증가, 생식기능 저하 등의 영향도 일부 있지만, 주범은 1970년대부터 시작된 보조생식술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보조생식술은 처음엔 세계의 비교적 부유한 지역에서 시작됐지만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경제 발전이 시작된 아시아와 중남미로 번졌고 2000년 이후에는 경제 형편이 개선된 일부 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까지 보급됐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인간생식·태생학학회(European Society of Human Reproduction and Embryology) 학술지 '인간 생식'(Human Reproduc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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