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협상 교착 가운데 아프간 정부·미국도 참석 의사 밝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평화 구축 작업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아프간의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국제 아프간 평화 콘퍼런스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아프간 정부는 이 콘퍼런스에 참석 의사를 밝힌 상태라 이번 행사가 교착 상태에 빠진 아프간 평화협상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16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모하마드 나임 탈레반 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통해 모스크바 콘퍼런스에 10명의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대표단은 물라 바라다르가 이끈다. 바라다르는 탈레반 공동 설립자로 지난해 9월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고 있는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협상에 탈레반 대표로 나서고 있다.
러시아는 이번 콘퍼런스에 아프간 정부, 탈레반, 미국, 중국, 파키스탄 등을 초청했다.
러시아는 2018년 11월에도 모스크바에서 비슷한 형태의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아프간 정부 측도 이미 참석 의사를 밝혔고, 미국도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평화협상 미국 특사를 참석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모스크바 콘퍼런스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도하 평화협상에 추동력을 제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도하 평화협상은 탈레반 포로 석방, 아프간 내 외국군 계속 주둔 가능성, 새 정부 체제 관련 이슬람 율법 이슈 등이 걸림돌이 되면서 지지부진한 상태다.
특히 탈레반은 미국에 작년 2월 체결한 양자 평화합의에 따라 5월 1일까지 모든 국제동맹군의 철군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아프간 주둔 연장과 관련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은 채 철수 연기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터키도 다음 달 미국이 주도하는 평화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터키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어 앞으로 90일간 물리적 충돌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토록 제안한 바 있다.
아프간 정부는 터키 회의에 참석 예정이지만 탈레반은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배후로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하고, 탈레반에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동맹국과 합세해 아프간을 침공했다.
이후 아프간에 친서방 정권을 수립하는 데 성공했지만, 탈레반이 강력하게 저항하면서 장기전으로 이어졌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