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 극우 정치학교 설립' 트럼프 옛참모 구상 무산될듯

입력 2021-03-17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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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극우 정치학교 설립' 트럼프 옛참모 구상 무산될듯
학교 부지인 중세 수도원 임차계약 관련 소송서 패소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린 스티브 배넌(68)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이탈리아에서 추진해온 극우주의 정치학교 설립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ANSA 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최고 행정법원은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정부가 극우 성향의 가톨릭 단체 '인간존엄연구소'(DHI)와 맺은 트리술티 수도원 임차 계약을 취소한 것은 합당하다고 판결했다.
배넌이 운영 자금을 대는 DHI는 2018년 2월 이탈리아 문화부와 트리술티 수도원에 대한 19년 장기 임차 계약을 맺었다.
국가 사적지로 지정돼 문화재 당국이 관리하는 트리술티 수도원은 13세기에 건립된 고풍스러운 중세 수도원으로 전체 면적이 1만5천㎡(약 4천500평)에 이른다.
배넌과 DHI는 이곳에 기독교 원리주의에 기반한 극우적 정치 지도자를 양성하는 학교를 세운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도원 인근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힌 문화부가 2019년 10월 DHI의 임차 자격을 문제 삼아 계약을 돌연 취소하면서 소송전이 벌어졌다.
작년 5월 라치오주 행정법원이 DHI의 손을 들어주자 문화부는 곧바로 항소했고 이번에 상급 법원에서 그 판결이 뒤집힌 것이다.
DHI 측은 이번 판결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면서 법원의 판단 취지 등을 검토한 뒤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넌은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선거 전략을 기획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등 핵심 참모 역할을 했다.
선거에서 승리한 뒤 백악관에 입성했으나 트럼프와의 갈등이 표면화하면서 정권 출범 7개월 만인 2017년 8월 퇴출됐다.
그는 이후 유럽 정치판을 전전하며 극우 포퓰리즘 정치단체를 지지하는 활동을 해왔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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