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간지 보도…최근 국회서 "의심 살만한 회식 안했다" 답변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정부 고관이 기업으로부터 접대받은 사례가 줄줄이 드러난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의 현직 각료도 통신기업 NTT와 회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은 다케다 료타(武田良太) 총무상이 작년 11월 11일 도쿄의 한 호텔에 있는 일본 음식점에서 사와다 준(澤田純) NTT 사장과 회식했다고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식사 자리에는 가사이 요시유키(葛西敬之) JR도카이(東海) 명예회장이나 엔도 노리코(遠藤典子) NTT도코모 독립사외이사(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직책)가 동석했다.
다케다 총무상은 작년 9월 16일 스가 내각 발족에 따라 임명된 지 2개월도 안 된 상황이었으며 NTT가 NTT도코모를 완전자회사로 만든다는 계획에 따라 주식공개매수(TOB)를 한창 추진하던 시기에 회식이 이뤄진 것이라고 슈칸분슌은 전했다.
일본 정부의 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다케다 총무상은 NTT의 사업계획 등을 인가하는 입장이며 그가 사와다 사장과 어떤 관계인지 설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다케다 총무상은 최근 국회에서 NTT 측과 회식을 했느냐는 질문을 받고서 "의심을 살만한 회식에 응한 적이 없다"고 말했으나 회식을 했다는 보도가 나옴에 따라 당시 답변이 사실관계를 호도하려는 시도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케다 총무상은 슈칸분슌의 보도와 관련해 "(음식점에) 얼굴을 내비쳤으나 회식은 하지 않았다"고 주변에 설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재직 중 NTT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난 다니와키 야스히코(谷脇康彦) 전 총무성 심의관은 전날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받은 뒤 같은 날 사직했다.
다니와키는 스가 정권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휴대전화 요금 인하를 주도하는 등 스가가 총애한 관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자가 업무 관계자로부터 접대를 받거나 부적절한 회식을 한 사례가 이어진 가운데 스가 총리가 임명한 현직 각료도 비슷한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정권의 도덕성에 대한 비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스가 총리의 장남인 세이고(正剛) 씨는 재직 중인 위성방송 회사 도호쿠신샤(東北新社)의 인허가권을 쥔 총무성 관료를 반복해 접대한 사실도 슈칸분슌의 보도를 계기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도호쿠신샤 측은 방송사업자의 외국자본 비율을 규정한 방송법을 위반했음에도 위성방송 사업권을 별문제 없이 자회사에 양도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일으켰으며 당국은 해당 업체의 위성방송 사업권 취소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