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 유혈 진압에 목숨 구하자…'무인 시위' 전역 확산

입력 2021-03-18 10:32   수정 2021-03-18 14:27

미얀마 군경 유혈 진압에 목숨 구하자…'무인 시위' 전역 확산
군경 실탄에 시민들 맨몸으로 "반 쿠데타"…사망자 200명 넘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국제사회 압박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군부가 반(反) 쿠데타를 외치는 시민들에게 실탄을 난사하면서 사망자 수가 200명을 넘어섰다.
맨몸으로 맞설 수밖에 없는 시민들은 서로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무인 시위'를 확산하고 있다.



18일 트위터에서 '무인 시위'(protester-free)로 검색하면 팻말 등을 이용한 다양한 시위 현장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양곤 북부 외곽 인세인에서는 "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한다", "아웅산 수치를 석방하라", "더는 죽이지 말라", "유엔의 보호책임(R2P)을 요청한다" 등의 문구를 쓴 팻말이 도로 위에 가득 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군경이 워낙 무자비하게 시위대를 진압하다 보니, 오죽하면 무인 시위까지 등장했겠느냐는 여론이 일고 있다.
미얀마 시민들은 이러한 무인 시위 사진을 SNS에 퍼트리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한다.
이들이 유엔에 촉구하는 '보호책임'(R2P·Resposibility to protect)이란 국가가 집단학살, 전쟁범죄, 인종청소, 반인륜 범죄 등 4대 범죄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할 경우 국제사회가 강제 조치 등을 통해 나서야 한다는 원칙이다.



미얀마 샨 주(州)에서는 군부에 의해 구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의 사진 수십 장을 도로 바닥에 세워놓은 무인 시위가 벌어졌다.
시민들은 수치 고문의 사진 뒤에서 "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한다"는 카드를 들었다.
샨 주의 다른 도시에서는 "군부의 쿠데타를 반대한다"는 문구를 다양한 색상으로 프린트해 바닥에 붙여 놓는 시위를 벌였다.



벽에 '버마의 봄 혁명'이라는 그라피티를 하고, 그 앞에 "살인을 멈춰라", "우리의 투표를 존중하라"고 빨간색 카드에 쓴 뒤 쓰러지지 않도록 물병에 붙여놓은 현장도 눈길을 끌었다.



미얀마 최북단 카친주의 한 마을에서도 수치 고문의 사진과 시민들이 원하는 문구를 적은 팻말을 이용해 무인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 역시 수치 고문의 석방과 유엔의 보호책임을 요구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지난달 1일 쿠데타가 발생했을 때부터 비무장 시민불복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처음에는 발코니에서 냄비와 북을 두드리며 '소음 시위'를 벌였고, 자동차 경적을 시간 맞춰 울렸다.
이어 국제사회의 눈길을 끌기 위해 도로 위에 대형 반(反) 쿠데타 문구를 그리고, 벽에 '포스트잇'을 붙였으며 군경의 이동과 공무원 출근 저지를 목적으로 '도로에 자동차 버려두기' 시위까지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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