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팜·카켐 이어 세번째…"고액 자산가 또는 기관 추정"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 첫날 개장 직후 상한가로 직행한 가운데 특정 증권사 창구에서 상한가 매수 주문 체결 물량을거의 싹쓸이해 투자자들이 그 배경을 궁금해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 거래원별 매수 상위 1위에는 교보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거래량은 52만9천814주(매수 금액 894억원)에 달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개장 직후 상한가로 치솟았다. 전체 거래량 77만4천여주 가운데 대부분이 개장 직후 체결된 물량이다. 교보증권 창구에서 전체 거래량의 70%에 가까운 물량을 쓸어갔다. 두번째로 많은 거래가 체결된 삼성증권 창구(6만4천626주)의 8배가 넘는 물량이다. 매수 창구 3~5위인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을 통해 체결된 물량은 3만~5만주에 그쳤다.
개장 직후 매도 물량이 소진되면서 상한가 매수 잔량이 점점 쌓였고 631만주에 달한 가운데 장을 마쳤다.
주문 체결 구조를 고려하면 가장 빨리 대량 주문을 넣은 투자자가 마침 교보증권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설명에 따르면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처럼 상장일 개장 직후 상한가로 직행하면 누가 빠르게 주문을 넣었는지가 매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
투자자들은 오전 9시 개장 전에 미리 주문을 넣어놓기도 하지만 상장일 상한가 주문은 개장 전에 넣을 수 없다.
9시에 시초가가 결정되고 그 가격을 기준으로 상한가 가격이 나오면 그 직후부터 주문이 들어간다.
호가가 상한가일 때는 같은 가격으로 들어간 주문 중 먼저 접수된 호가부터 주문이 체결되는 시스템이 적용된다.
따라서 수많은 투자자가 상한가로 주문을 넣을 때 무조건 다른 사람보다 0.01초라도 빨리 주문을 넣는 투자자의 주문이 우선 체결된다.
이른바 '광클'(미치도록 빨리 클릭한다는 뜻)에 주문 성공 여부가 달린 셈이다.
즉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 사례도 손이 빠른 누군가가 교보증권 시스템으로 대규모 주문을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할 수 있다.
앞서 SK바이오팜[326030]과 카카오게임즈[293490] 첫 상장일에도 교보증권 창구가 매수 주문을 거의 독식한 바 있다.
교보증권을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사들인 투자 주체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담당 부서에서도 구체적으로 누가 주문을 넣었는지 볼 권한은 없다"고 전했다.
다만 매수량이 워낙 큰 만큼 고액 자산가나 기관 투자자가 재빠르게 매수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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