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 희생자 추모…"아시아계 증오 용납 못 해"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한인 여성들을 포함한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자리에 뉴욕 시장도 나와 애도의 뜻을 전하고 인종 증오범죄를 강력히 규탄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18일(현지시간) 저녁 뉴욕한인회 주최로 퀸스 플러싱의 레너즈스퀘어에서 열린 애틀랜타 연쇄 총격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해 "유가족들에게 추모와 연대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그들이 경험한 것은 바로 테러리즘"이라며 아시아계를 겨냥한 이번 사건을 테러 사건으로 규정했다.
뉴욕에서도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각종 증오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한 듯 더블라지오 시장은 "아시아계들과 함께할 것"이라면서 "뉴욕경찰(NYPD)에 아시아계 증오범죄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증오의 표적이 된다면 당장 신고해달라. 여러분의 신고가 증오를 멈추게 할 수 있다"라며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뉴욕시장이 한인 주최 행사에 직접 참석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추모 대상자들이 조지아주 주민들인데다 추모식 일정이 갑작스럽게 잡혔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블라지오 시장이 그만큼 아시아계 증오범죄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음을 시사한다.
앞서 이날 오전 저명 흑인 인권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가 주최한 아시아계 증오범죄 규탄 기자회견에도 앤드루 양을 비롯한 차기 뉴욕시장 후보들이 대거 참석해 이 문제가 뉴욕에서도 최대 이슈임을 보여준 바 있다.
찰스 윤 뉴욕한인회장은 추모식에서 "인종차별이 한층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우리가 싸우는 방법은 단합하는 것"이라면서 "시장 출마자들이 아시아계와의 연대에 한목소리를 냈고, 지역사회도 한목소리로 단합하니 우리는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인회와 함께 추모식 행사를 마련한 존 리우 뉴욕주 상원의원은 현지 경찰이 총격범의 '성 중독' 주장을 부각하는 데 대해 "명백한 인종차별 범죄를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이 심히 우려스럽다"며 "심각한 인종 증오 범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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