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잇단 "폭력 중단" 촉구에도 미얀마군 총격에 9명 사망(종합)

입력 2021-03-19 23:12  

국제사회 잇단 "폭력 중단" 촉구에도 미얀마군 총격에 9명 사망(종합)
중부 등서 또 시위대에 '총질'…취재하던 BBC 방송 기자 등 2명도 체포
인니 대통령, 특별 아세안 정상회의 개최 제안…말레이 총리도 "찬성"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군경이 19일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를 향해 또다시 무차별 총격을 가해 9명 이상이 숨졌다.
국제 사회는 이날도 군부의 폭력 중단을 촉구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현지 매체 및 외신에 따르면 군경은 이날 중남부 샨주 아웅반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기를 발포, 시위대 중 8명이 숨졌다.
군경은 도로 위에 모래주머니 등으로 쌓아 놓은 바리케이드를 치우는 과정에서 시위대와 충돌하자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북부 로이코에서도 한 명이 군경의 폭력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최대 도시 양곤에서도 시위대 중 한 명이 사망했다고 네티즌들이 SNS에서 전했다.



양곤에서는 경찰들이 한 남성에게 도로 위의 모래주머니를 치울 것을 강요하는 과정에서 이 남성을 발로 차고 도로 위를 기어가게 하는 동영상도 SNS에 올라왔다.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전날 현재까지 224명이 군경의 총격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힌 만큼, 이날까지 234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군경의 막가파식 유혈 진압에 미얀마 내 미국, 유럽연합,영국 그리고 일부 유럽국의 대사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비도덕적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군부에 폭력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인터넷 차단과 언론 탄압은 군부의 끔찍한 행위를 숨기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특별 정상회의를 개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폭력을 멈춰 더 이상의 사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아세안 의장국인 브루나이에 정상 회담의 즉각적인 개최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도 찬성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무히딘 총리는 성명에서 "비무장 민간인의 목숨을 앗아가는 폭력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끔찍하다"면서 미얀마 군정이 접근 방식을 바꿔 평화적 해법을 찾으라고 촉구했다.
두 정상은 지난달 미얀마 쿠데타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개최에도 뜻을 모은 바 있다.



인도네시아 하디 통합군사령관은 전날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 군 수뇌부 회의에서 현 미얀마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싱가포르의 멜빈 옹 방위군사령관도 이 회의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의에는 미얀마 군정을 이끄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도 참여했다고 미얀마 관영 매체들이 전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국제회의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그가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군 수뇌부의 우려 표명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수도 네피도에서 문민정부 집권당이었던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 고위 인사의 재판을 취재하던 영국 BBC의 미얀마어 방송 소속 기자와 현지 매체인 미지마 뉴스 소속 기자가 사복 차림의 괴한들에게 체포돼 구금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군부에 의해 체포·구금된 기자는 약 40명에 달한다.
NLD의 공보 담당 책임자인 치 토도 이날 군부에 체포돼 구금됐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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