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태세를 관계개선 기대와 바꿀 수 없어…죽음의 소용돌이"
"전작권 전환 서두를 수 없어…방위비분담 타결은 좋은 협상"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19일(현지시간) 협상 유인을 위해 대북제재를 완화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해리스 전 대사는 이날 미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화상 행사에 참석, "(대북)제재를 완화할 때가 아니다. 협상 유인을 위해 제재완화를 제안하면 안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제재완화는 협상의 결과물"이라며 "협상을 하기 위해 초반에 (제재완화를) 내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북미정상회담 테이블로 불러온 것이 제재의 힘이었다면서 "한국은 (대북)제재 완화를 원하지만 나는 한국에 있을 때 이건 미국이 아니라 유엔의 제재라고 상기시켰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준비태세를 관계개선에 대한 기대와 바꿀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건 죽음의 소용돌이(에 빨려드는 것)"이라며 "미래에 대해 낙관하는 것은 괜찮고 기대감을 갖는 것도 괜찮지만 희망은 대북 대응의 경로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서는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시점이 아니라 조건에 기초해야 한다. 서두를 수 없다. 한국군이 완전히 준비될 때까지 미군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연내에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해리스 전 대사는 한미방위비분담협상 타결과 관련해서는 "대단한 소식"이라며 "정말 좋은 협상이고 (한미) 양쪽에 모두 기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어떤 사람들은 '부담 분담'이라고 부르는데 나는 '비용 분담'이라고 부르겠다"면서 "자신을 방어하는 건 부담이어서는 안된다. 그건 의무다. 따라서 '비용 분담'이 좋다"고 부연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크고 임박한 위협으로 북한을 꼽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일본·인도·호주와 밀어붙이는 '쿼드'(Quad)에 대해서는 "나는 쿼드의 강한 신봉자이고 지지자"라면서 쿼드가 꼭 4개국에 국한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해리스 전 대사는 2018년 7월 부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 주한미국대사를 지냈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을 맡았던 해군 4성 장군 출신인 그는 대사 재임 당시 직설적인 화법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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