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카(AZ)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의 안전성을 재확인한 이후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이 잇따라 AZ 백신을 맞았거나 맞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19일 밤(현지시간) 내각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AZ 백신 접종 방침을 공개했다.
드라기 총리는 "아직 예약하지는 않았다"면서 "내 연령대 그룹에 AZ 백신 접종이 허용되기에 나도 AZ 백신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전날 영국에서 AZ 백신을 접종받았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연방정부·16개 주총리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AZ 백신을 맞겠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내 차례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을 선호하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맞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가 이날 나란히 AZ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BBC 방송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런던 세인트 토머스 병원에서 AZ 백신을 맞은 뒤 "말 그대로 아무것도 느끼지 않았다. 아주 좋았다. 매우 빨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존슨 총리는 작년 코로나19 감염됐을 당시 같은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이 이처럼 AZ 백신 접종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배경에는 AZ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에서는 최근 AZ 백신을 맞은 사람들 사이에서 혈전 증세가 나타났다는 보고가 잇따르면서 불안감이 증폭됐고, 이후 AZ의 특정 제조단위 혹은 전체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는 국가가 속출했다.
이와 관련해 EMA는 안전성 평가를 거쳐 전날 AZ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결론에 도달했다고 발표하면서 "백신의 이익이 위험성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EMA는 또 해당 백신 접종이 혈전의 전체적인 위험 증가와 관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EMA의 권고에 따라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일부 국가는 이날부터 AZ 백신 접종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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