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도 고무탄·최루탄·화염에 난리…군주제 개혁 시위 격화

입력 2021-03-21 12:39  

태국도 고무탄·최루탄·화염에 난리…군주제 개혁 시위 격화
경찰과 충돌하며 30여명 다치고 5명 체포
개헌안 부결·왕실모독죄 재판 반발해 충돌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거리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경을 접한 태국에서는 군주제 개혁을 놓고 경찰과 시위대가 격렬하게 충돌했다.
21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 및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방콕 시내 왕궁 인근에서 1천명가량의 시위대가 군주제 개혁 등을 요구하면서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는 지난주 군부가 제정한 헌법 개정안이 의회에서 부결되고, 왕실 모독죄 등으로 기소된 시위 지도부에 대한 재판이 시작된 가운데 진행됐다.
시위대 중 한 명인 꿍(60)은 로이터 통신에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있다"며 "세상은 변했고, 우리도 서구국가들과 같은 군주제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가 벌어진 사남 루엉 광장 인근의 국왕 초상화 위에도 시위대 주장을 담은 스티커가 붙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경찰은 "거리에 있으면 누구든지 체포하겠다"고 대형 확성기로 경고 방송을 한 뒤에도 시위대가 해산 명령에 응하지 않자 물대포를 발사했다.
이어 최루탄은 물론 고무탄도 발사하며 강경 진압에 나섰다.
경찰은 시위대가 쇠막대와 돌 등을 경찰을 향해 던져서 강력히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고, 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시위를 주도한 단체는 리뎀(Redem)으로 '민주주의를 회복시키라'(Restore Democracy)는 영어 문구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들은 군주제 개혁 요구를 자신들의 핵심 요구 사항으로 내걸고 있다.



리뎀측은 시위를 앞두고 반정부 시위 핵심 인사로 인권변호사인 아논 남파가 지난해 8월 초 반정부 집회에서 군주제 개혁 등을 내용으로 한 연설문을 출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경찰은 수색영장을 받아 해당 출판사를 압수 수색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태국 민주화운동 주역으로 활동한 점을 인정받아 5·18 기념재단에 의해 올해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된 아논 남파는 지난달 초 왕실 모독죄 등의 혐의로 기소돼 현재 한 달 넘게 구금 중이다.
입헌군주국인 태국에서 군주제 개혁은 '금기 사항'이었지만, 반정부 시위대가 지난해 하반기 이를 정면에 내세웠다.
그러자 태국 정부도 2년여간 적용하지 않았던 왕실모독죄로 시위대 처벌에 나섰다.
태국 형법 112조에 규정된 이른바 '왕실 모독죄'는 왕과 왕비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는 경우 최고 징역 15년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이 혐의로 지난해 11월 이후 기소된 이는 73명에 달한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