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업체 등록 신청…서류보완·법적 이슈에 심사 지연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김다혜 기자 = 정식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금융) 업체 등록을 위한 금융당국의 심사가 길어지고 있다.
애초 2월께에는 '1호' 정식 P2P 금융업체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신청업체들의 서류보완과 사실조회 등에 시간이 걸리는 데다 법적 이슈도 쟁점이 되고 있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현재 6개 P2P 금융업체로부터 등록 신청서를 받아 심사 중이다. 또 8개 업체와 사전 면담을 진행 중으로, 해당 업체는 면담 후 등록 신청에 나설 예정이다.
P2P 금융업체들은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에 있었지만, 지난해 시행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에 따라 유예기간(1년)이 끝나는 오는 8월 26일까지 금융당국의 심사를 거쳐 정식 등록을 마쳐야 영업이 가능하다.
금감원은 금융위의 위탁을 받아 신청 서류와 대주주 적격요건 등을 검토해 신청 접수 2개월 안에 등록 여부를 발표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3개 업체가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2월께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3∼4월에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청 업체들이 서류를 제대로 안 갖춘 사례가 많아 보완을 요청하고, 대주주·신청인 요건을 국세청, 신용정보원, 경찰 등에 사실조회하는 기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당국 설명이다. 이 기간은 법적 심사 기간(2개월)에서 제외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업체들의 기존 영업형태가 현행 법규랑 잘 맞지 않는 문제를 해소해야 하고, 투자금 예치기관과 중앙기록관리기관 지정 등 시장 전반의 인프라도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동안 P2P 금융업체들이 해왔던 '자동분산투자 서비스'도 쟁점 중 하나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미리 설정해 둔 조건이나 성향에 맞게 예치금을 업체가 자동으로 분산해 투자해주는 것으로,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업체가 적용해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금이 누구에게 갈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온투법과 어긋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온투법은 P2P금융을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투자자의 자금을 '투자자가 지정한 차입자에게 대출'하고 원리금수취권을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이러한 지적을 인지하고 자동분산투자 서비스를 중단하는 추세로, 금융위는 조만간 온투법 위반 여부에 대해 명확한 해석을 내릴 예정이다.
현재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 법정 최고금리(연 24%) 초과 문제도 등록 심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금감원은 P2P 금융업체 6곳이 차주로부터 연 24%를 초과해 이자와 중개수수료를 받았다는 이유로 3∼6개월 영업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고, 금융위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온투법 제정을 계기로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돼 건전한 산업 육성을 기대했던 업체들은 정식 등록부터 걱정해야 할 처지다. 영업정지 처분이 확정되면 3년간 금융위에 등록할 수 없고, 미등록 P2P 금융업체는 8월 26일 이후에는 영업이 불가능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며 "다만 P2P금융을 처음으로 적용하는 일이다 보니 업체에 대한 신뢰성을 비롯해 향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엄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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