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명 'LX' 사용에 대응…LG "상표 디자인 달라 오해 소지 적어"
(세종·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김철선 기자 =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하는 구본준 고문의 신설 지주회사가 새 사명을 'LX'로 정하자 이 영문 이름을 10년 전부터 써 온 공기업인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조만간 주주총회에서 새 사명을 확정할 예정인 LG 측은 상표 디자인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오해할 우려가 적다고 반박하고 있어 양 사가 브랜드를 놓고 법정 다툼까지 벌일지 주목된다.
LX는 22일 고본준 고문의 신설 지주사인 LX홀딩스가 자사 사명을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LX에 따르면 자사 이사회 운영위원회는 19일 회의를 열어 LG 신설 지주사가 사전협의 없이 LX로 사명을 결정하고 상표출원을 강행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이를 제지하는 법률적 방안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LX 이사들은 "구본준 신설 지주사가 동일한 사명을 이용하는 것은 그간 LX가 쌓아온 주지성과 차별성에 무상으로 편승하는 처사이며, 공공기관의 신뢰성과 공신력 하락과 함께 국민의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고 LX는 전했다.
LX는 2012년 새로운 기업 이미지(CI)와 브랜드 이미지(BI)를 공개하고 12개 지역본부와 169개 지사의 간판과 옥외 광고물 등을 교체했다.
이후 TV와 라디오, 신문광고 등을 통해 LX 브랜드를 홍보해 왔다.
LX는 "최근 10년간 LX 브랜딩 사업에 332억원을 투입해 국내 유일의 국토정보 전문기관 이미지를 확립해 왔다"며 "2012년부터 공사가 'LX 한국국토정보공사'라는 브랜드로 언론에 보도된 건은 이미 4만3천여건을 훌쩍 넘는다"고 설명했다.
LX의 선진 기술과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경우 정부와 세계은행, 유엔 등과 협업하는 국책사업이기에 신설 지주사와의 오인 혼동성이 높아 공공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LX는 강조했다.
이에 대해 LG 측은 입장을 내고 "이달 16일 양사가 사명 사용 관련 혼선을 최소화하고 상생협력 방안을 찾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 상황에서 공사가 법률적 방안을 강구할 것을 결정한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LG 측은 "양사의 상표는 로고와 디자인, 색상 등이 명확히 구분돼 오해 소지가 적고, 사업 내용도 전혀 달라 공사 측 주장은 현실성이 낮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논쟁 대신 양사가 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대화를 지속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LG는 이달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LX홀딩스 사명을 포함한 지주사 분할 계획을 승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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