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철수 北대사관 직원 등 中상하이서 '코로나 격리'

말레이 철수 北대사관 직원 등 中상하이서 '코로나 격리'
"중국, 통상 방역 조치 적용"…격리 후 베이징·선양 이동 가능성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단교 선언'으로 갑작스럽게 말레이시아에서 철수한 북한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이 경유지인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전원 격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출발한 상하이항공 FM886편을 타고 전날 밤늦게 상하이 푸둥국제공항에 도착한 북한 대사관 직원과 가족 등 북한인 30여명은 도착 직후 중국 당국이 지정한 인근 호텔로 이동해 격리됐다.
이 호텔은 상하이시 당국이 외교관 전용 격리 시설로 운영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김유성 전 주말레이시아 대리대사를 포함한 북한 외교관과 일행은 앞으로 최소 2주간 이곳에서 머무르고 나서 2번 이상의 코로나19에 확진 검사를 통해 음성 결과가 나오면 격리에서 풀려날 전망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외부 유입'을 막겠다면서 외교관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이 입국할 때 최소 2주, 길게는 4주까지 의무적인 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소식통은 "전날 들어온 북한 외교관과 일행들도 예외 없이 통상적인 중국의 방역 절차에 따라 격리 생활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이 북한 외교 공관이 있는 베이징(北京)이나 선양(瀋陽)으로 바로 가지 않은 것은 말레이시아가 명령한 귀국 시점까지 경유지인 중국으로 가는 항공편이 상하이행 한 편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외교가에서는 이들이 격리에서 풀려나는 대로 대규모 내부 숙소를 갖춘 베이징 주중 북한 대사관이나 선양 북한 총영사관으로 우선 이동해 머무르면서 귀국 시점과 방식을 조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에는 평양과 베이징, 선양 등 중국 도시를 오가는 정기 항공편이나 국제 열차가 있었지만 작년 코로나19 유행 이후 북한은 중국과의 정기 교통편을 모두 차단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상황으로는 이들이 북한과 중국 접경까지 육로로 이동한 뒤 국경을 넘어 북한으로 들어가는 것 말고는 귀국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
최근 베이징에 새로 부임한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도 지난 2월 육로를 통해 중국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9일 말레이시아가 북한인 사업가 문철명(56)씨를 불법 자금세탁 등 혐의로 미국에 인도한 사건과 관련해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이에 말레이시아 정부 역시 이날 북한의 일방적인 단교(斷交) 선언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며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들에게 48시간 이내 떠날 것을 명령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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