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2일(현지시간) 부국과 빈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를 "도덕적 잔학 행위"라고 맹비난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부유한 나라가 가난한 나라의 취약 계층을 희생하면서 코로나19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자국의 젊은 층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유한 국가의 백신 접종 수치와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를 통한 접종 수치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고, 매일 더 터무니없어지고 있다(grotesque)"고 개탄했다. WHO 등이 주도하는 코백스는 지금까지 57개국에 코로나19 백신 3천100만 회분을 배포했다.
이어 "질병 위험이 낮은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게 접종하는 나라는 다른 나라의 보건 분야 종사자와 고령층, 취약 계층의 생명을 희생하면서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어떤 나라들은 자국의 모든 인구를 접종하기 위해 경쟁하지만 다른 나라들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의 불평등한 분배는 그냥 도덕적 잔학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경제적인, 또한 역학적인 자멸이기도 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이 바이러스가 어떤 곳에서 계속 돌아다니는 한 사람들은 계속 죽고 무역과 여행은 계속 차질을 빚게 될 것이며 경제 회복은 더 지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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