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이웃 5개국과 협력…최고사령관, 계속 국제사회 친구 되길 원해"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 이후 무자비한 유혈 진압으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한 미얀마 군사정권이 오히려 시위대에 책임을 돌렸다.
군정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은 23일 TV를 통해 방송된 기자회견에서 군경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164명이 숨졌다고 밝히고, 이에 대해서는 군부도 슬픔을 느끼고 유감스럽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조 민 툰 준장은 "기물을 파괴하고 불안을 부채질했다"며 시위대에 책임을 돌렸다.
사망자 164명은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전날 현재 확인된 사망자가 최소 261명이라고 밝힌 것과 크게 차이 나는 숫자다.
또 SNS에 올라온 각종 동영상 및 사진에 나타난 '조준 사격' 등 군경의 의도적인 살상 행위와도 배치된다.
다만 조 민 툰 준장은 "시위와 폭력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제는 폭력 행위가 발생해도 가능한 한 무력 사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웃한 5개 국가와 협력 중이며 그들의 말을 존중한다"면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계속해서 국제 사회의 친구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인터넷 접속 제한에 대해서는 "법에 의한 지배와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폭력이 온라인에서 조장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인터넷 접속 제한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 돈과 금괴, 그리고 비단 등을 뇌물을 줬다는 표 민 떼인 전 양곤 주지사의 동영상도 공개했다.
표 민 떼인은 이 영상에서 자신이 수치 고문을 여러 차례 만났고, 필요할 때마다 뇌물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 민 툰 준장은 수치 고문의 경제 자문역으로 활동했다가 쿠데타 발발 이후 구금 중인 호주인 숀 터넬이 공무상 비밀법과 이민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히고, 가족들은 그와 계속 연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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