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 시행 첫날, 은행 가보니…"평소보다 2∼3배 걸려요"

금소법 시행 첫날, 은행 가보니…"평소보다 2∼3배 걸려요"
금융사, 상품 판매시 중요사항 설명 의무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평소에는 20∼30분이면 가입할 수 있었는데 오늘부터는 1시간 넘을 수도 있습니다. 고객님 양해 부탁드립니다."
25일 오후 12시 30분께 서울 중구 명동 인근의 한 시중은행 창구에서 펀드 가입 문의를 하자 직원은 우선 가입에 걸리는 시간부터 안내했다.
이날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시행된 데 따라 가입에 걸리는 시간이 평소의 2∼3배가 됐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가 직장인들의 시간을 기준으로 점심 식사 후 이 지점을 방문했을 때 지점은 한산했다.
따로 대기할 필요도 없이 청원 경찰은 곧장 펀드 가입 상담 직원에게 안내했다.
금소법 시행을 고려하더라도 예상보다 어렵지 않게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해당 직원은 다시 담당 팀장을 연결해주겠다며 한 차례 재안내했다.

창구에 앉자 정면 투명 가림막에는 "금소법의 정확한 준수를 위해 업무처리 시 다소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고객님의 넓은 이해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적힌 안내문을 볼 수 있었다.
우선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묻자 해당 직원은 "1시간을 넘길 수도 있다"며 "종전에는 짧게는 20분, 길어야 30분 걸렸는데 금소법 시행으로 시간이 확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또 "오늘부터 법이 시행됐기 때문에 은행들도 서류가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곳이 있을 것"이라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가입하더라도 종전보다는 시간이 더 걸린다"고 안내했다.
소비자 권리가 강화한 점은 당연히 반길 일이다. 하지만 시간 제약 때문에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해당 지점에서 만난 직장인 박 모(35) 씨는 "요새는 앱으로 많이들 가입한다지만, 어려운 금융 용어 때문에라도 직접 상담받기를 원하는 나 같은 직장인은 점심을 거르거나 휴가를 내고 은행에 와야겠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시행된 금소법의 골자는 일부 금융상품에만 적용하던 '6대 판매규제'(적합성 원칙·적정성 원칙·설명의무·불공정영업행위 금지·부당권유행위 금지·허위 과장광고 금지)를 모든 금융상품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금융사는 상품을 팔 때 소비자의 재산 상황·거래 목적 등을 확인해 적합·적정한 상품을 권유하고 수익의 변동 가능성 등 중요사항을 설명할 의무를 진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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