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천재 수학자이자 현대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앨런 튜링의 사진이 들어간 50파운드(약 7만7천900원) 지폐가 공개됐다.
튜링 초상이 담긴 새 50파운드는 신축성 있는 플라스틱 필름을 입힌 폴리머(polymer) 지폐로 6월 23일부터 유통된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그는 선도적인 수학자이자 생물학자이고 컴퓨터 과학의 선구자였다"라며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끔찍한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BBC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일리 총재는 "새로운 50파운드 지폐에 튜링의 사진을 넣어 그의 업적과 그가 상징한 가치들을 기린다"고 말했다.
튜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암호체계 '에니그마'를 해독해서 연합군의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컴퓨터 발전의 효시인 '튜링 기계'를 고안했고 인공지능(AI) 창조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런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는 동성애자란 이유로 고초를 겪었다. 1952년 당시 영국에서 범죄로 취급된 동성애 혐의로 기소돼 화학적 거세를 당했으며 1954년 41세의 나이에 청산가리를 주입한 사과를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2013년에서야 동성애로 기소된 이들을 사면하는 내용의 '튜링 법'에 따라 영국 왕실로부터 사후 사면을 받았다.
영국 도·감청 전문 정보기관인 정부통신본부(GCHQ)는 50파운드 지폐 공개를 기념해서 퍼즐 풀기 이벤트인 '튜링 챌린지'를 마련했다.
GCHQ는 숙련자라면 7시간 안에 퍼즐 12개를 모두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5 파운드와 10파운드 지폐 뒷면에는 각각 윈스턴 처칠 전 수상과 소설가 제인 오스틴이, 20 파운드에는 19세기 영국 풍경화의 대가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의 사진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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