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제공 문제는 언급 안해…외교장관 "미국서 백신 받기 어려울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브라질의 코로나19 상황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전날 브라질 코로나19 상황에 관해 언급하면서 브라질 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브라질의 어려운 상황을 우려하며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협의할 것"이라면서도 백신 제공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앞서 파우치 소장은 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주의 주도(州都)인 마나우스에서 시작된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번지면서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강한 전파력을 가진 마나우스발 변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 백신의 예방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춰 미국 보건 당국과 언론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백신 접종에 회의적인 자세를 보이는가 하면 주지사들과 수시로 충돌하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가 코로나19의 확산 공간을 열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브라질 외교부는 지난 13일부터 주미 대사관을 통해 미국 정부와 백신 제공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드리구 파셰쿠 브라질 상원의장은 최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 정부가 보유한 백신 가운데 일부를 브라질에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전날 하원에 출석한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외교부 장관은 "미국으로부터 백신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브라질 보건부 집계를 기준으로 전날까지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30만685명, 누적 확진자는 1천222만11명이다.
전날까지 백신 접종자는 전체 국민의 6.32%에 해당하는 1천338만9천523명에 그치고 있다. 이 가운데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441만8천여 명이다.
마르셀루 케이로가 보건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매일 100만 명씩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백신 확보 방안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발언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TV·라디오 연설을 통해 올해 안에 모든 국민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것이며,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5억 회분의 백신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으나 역시 확보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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