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절 없던 '규탄' '안보리 결의 위반' '한일 방어' 표현 명시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은 25일(현지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시험에 관한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 질의에 대변인 명의로 "미국은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이번 발사는 복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고 이 지역과 더 넓은 국제 사회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한국과 일본에 대한 방어 약속은 철통같다"면서 "북한의 불법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에 해당하고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한국 시간 25일 오전 동해상으로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한국시간 2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신형전술유도탄 2발을 시험 발사했다며 탄도미사일 발사임을 확인했다.
북한이 지난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안보리 결의에 금지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국무부 대변인의 언급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이던 작년 3월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수차례 할 때마다 냈던 것보다 수위가 높아지고 표현도 달라졌다. 북한의 마지막 탄도미사일 시험은 작년 3월 29일이었다.
당시 국무부는 "우리는 북한에 도발을 피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하의 의무를 준수하며,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에 복귀하길 계속 촉구한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냈다.
이번 국무부의 입장은 그때와 비교해 '규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명시했다.
또 당시 성명이 북한의 협상 복귀 촉구 쪽에 방점이 있었다면 이날 입장은 동북아와 국제사회를 향한 북한의 위협,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불법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특히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어 약속 언급은 북한의 이번 단거리 미사일이 미국까지 미치진 못하지만 동맹인 양국을 위협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시험을 크게 문제 삼지 않겠다는 식의 반응을 보임으로써 한국과 일본에 대한 위협을 간과하거나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은 것과는 달라진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미 본토를 직접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 실험을 북한이 넘어선 안 될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듯한 태도를 취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관한 질문에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그들(북한)이 긴장 고조를 선택한다면 상응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며 추가 도발에 나서선 안 된다는 취지로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다만 "나는 또한 일정한 형태의 외교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이는 비핵화라는 최종 결과 위에 조건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외교 및 동맹과 조율을 통한 비핵화 해법 모색 의지를 드러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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