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추가 제재 경고에도 건설 강행 의사 밝혀…"6% 정도 남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측이 미국의 추가 제재 경고에도 발트해 해저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건설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가스관 건설을 주도하는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이사회 의장 빅토르 주브코프는 이날 기자들에게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공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확실히 올해 안에 완공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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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체 2천460km의 가스관 가운데 덴마크 구간 120km, 독일 구간 28km 등 148km만 건설하면 완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구간의 6% 정도가 남은 것이다.
현재 덴마크 구간에서 러시아의 파이프라인 부설용 바지선 '포르투나'가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이달 말 다른 러시아 부설선 '아카데믹 체프스키'가 가세할 예정이라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사업 주최 측의 발표는 가스관 건설 중단을 요구해온 미국이 관련 업체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경고한 가운데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앞서 지난 18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에 대한 추가 제재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가스관을 깔고 있는 선박들의 보험사와 자재 및 선박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하루 전인 지난 1월 19일 가스관 부설 공사를 진행하던 부설선 포르투나와 러시아 선사 KVT-RUS를 제재했다.
러시아는 자국 북부에서 발트해 해저를 거쳐 독일로 직접 연결되는 기존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의 수송 용량을 확장하기 위한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건설 사업을 지난 2015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다.
기존 2개 라인인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에 2개 라인을 추가로 신설해 연 550억㎥인 가스관의 용량을 두 배로 늘리려는 사업이다.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건설 공정은 막바지 단계까지 진행됐으나, 미국 측의 제재 경고로 2019년 12월 건설 공사를 하던 스위스 기업 '올시즈'(Allseas)가 공사를 포기하면서 1년 정도 중단됐다.
그러다 2020년 12월 러시아 부설선 포르투나가 독일 구간에서 작업을 재개했고, 지난달 6일부턴 미국 제재에도 덴마크 구간에서 공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는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이 개통되면 유럽의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더 높아져 러시아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미국이 가스관 건설에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과잉 상태의 미국 천연가스를 유럽에 판매하려는 의도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러시아는 어떤 제재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국 업체들을 투입해서라도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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