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사망 급증세로 비난 고조되자 말 바꾼 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인정하지 않고 백신 접종도 거부하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백신을 맞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한 측근에게 적당한 시기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코로나19 초기대응 실패에 이어 백신 확보도 부진하면서 국내외에서 비판이 고조되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말 북동부 바이아주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나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바보·멍청이들"이라고 말했다.
또 "백신을 맞은 사람이 악어로 변해도 나는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며 백신 접종을 조롱하는 발언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세가 계속되고 누적 사망자가 30만 명을 넘는 등 위기가 커지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23일 TV·라디오 연설을 통해 사망자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올해 안에 모든 국민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5억 회분의 백신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곧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백신 확보 계획을 밝히지 않으면서 언론으로부터 "근거 없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들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연설이 있던 날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난하는 '냄비 시위'가 벌어진 것도 돌아선 민심을 반영한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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