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공식별구역 진입…대만당국 기록 후 최대규모
대만, 방공미사일 실전태세 전환한 뒤 무전 경고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20대의 중국 전투기와 폭격기들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무력 시위를 벌였다고 로이터통신이 대만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의 군용기 20대가 이날 대만 방공식별구역 남서부를 상공으로 진입해 비행했다고 밝혔다.
중국군의 무력 시위에는 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H-6K 폭격기 4대와 J-16 전투기 10대 등이 동원됐다.
이런 무력 시위 규모는 대만 국방부가 작년 중국 군용기의 비행 상황을 매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날 중국의 무력시위는 대만의 민주주의, 홍콩 자치권, 중국 신장 지역의 인권탄압 논란 등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는 와중에 나왔다.
대만 공군은 지난 22일 2대의 F-5E 전투기가 훈련 도중 충돌해 바다에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나자 모든 훈련 비행을 잠정 중단한 상태였다.
대만 측은 중국군의 무력 시위에 대응해 방공 미사일을 실전 태세로 전환하고 중국 군용기들에 무전으로 경고했다.
일부 군용기는 대만 남쪽으로 비행해 필리핀 루손 섬과 대만 사이에 있는 루손 해협 북부를 잇는 바시 해협까지 비행했다고 대만 측은 밝혔다.
대만의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중국군이 바실해협을 지나는 미국 해군 전함들을 가정한 훈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몇 달 새 지속해서 ADIZ에 군용기를 보내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국군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1월 24일에도 12대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동원해 ADIZ 상공에서 무력 시위를 한 바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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