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조짐에 재조명받는 '금리상한' 대출…소비자 발길 늘까

입력 2021-03-2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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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 조짐에 재조명받는 '금리상한' 대출…소비자 발길 늘까
2년전 출시됐지만 저금리에 외면…금융당국, 활성화 방안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임수정 기자 = 대출 금리가 오를 조짐을 보이자 그동안 외면받았던 '금리 상승 위험 경감형' 대출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2년 전 금융당국 주도로 출시됐지만 이후 줄곧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집행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금리 상승 우려에 금융당국이 이를 다시 활성화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19년 3월 금융당국은 15개 시중은행과 함께 월 상환액을 고정하거나 금리 상승 폭을 제한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선보였다.
'월 상환액 고정형' 주담대는 대출 금리가 올라 이자 상환액이 증가할 경우, 원금 상환액을 줄여 월 상환액은 유지하고 나머지 원금은 만기에 정산하는 방식이다.
월 상환액의 고정 기간은 10년이다. 금리는 은행의 위험 부담을 고려해 변동금리에 0.2∼0.3%p 가산한다. 합산소득 7천만원 이하, 시가 6억원 이하 주택 보유자는 0.1%p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금리상한형'은 금리의 최대 상승 폭을 향후 5년간 2%포인트(p) 이내, 연간 1%p 이내로 제한하는 상품으로, 새로 가입하는 게 아니라 기존 대출에 특약을 추가하는 형식이다. 금리는 역시 은행 위험부담을 고려해 기존 금리에 0.15∼0.2%p가 더해진다.
당시 금융당국은 2018년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향후 전반적인 시장 금리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차주의 상환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선제적으로 고안한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출시 후에는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작년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까지 낮추면서 굳이 금리 인상 위험을 걱정할 이유는 크지 않았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시중은행이 그동안 취급한 월 상환액 고정형 주담대는 270억원(350건),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4억3천만원(6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도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은행별로 채 1건도 실행되지 않아 명목만 유지하는 셈이었다. 일부 은행에서는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차주 부담을 줄여주자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된 상품이지만, 하필 시장금리가 거꾸로 움직이는 타이밍에 출시돼 굳이 소비자들이 가입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국내외 금리가 오르면서 금융당국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3일 금리상승 위험을 완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출상품 출시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금리 상승 위험에 대비해 금리경감형 상품을 재정비하고,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시장 상황에 맞게 상품 조건을 조정하면 소비자 관심이 늘고, 대출자의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 홍보를 강화하는 것도 검토 방안 중 하나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저금리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으니 금리 인상 위험에 대비하자는 취지"라며 "현재 상품 판매 현황을 파악하고, 상품을 정비해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nomad@yna.co.kr,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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