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국·일본·독일은 규모 비슷하거나 높아…무협 "산업 키워야"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차량용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부족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 생산역량에 걸맞게 차량용 반도체 산업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9일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현황 및 강화방안' 보고서를 내고 "주요국 대비 협소한 차량용 반도체 산업을 키워 안정적인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주요국의 점유율은 차량 생산 대수 기준으로 미국 11.7%, 일본 10.5%, 독일 5.5%다. 차량 수출액 기준으로는 미국 8.1%, 일본 11.9%, 독일 17.0%로 조사됐다.
세 국가의 차량용 반도체 세계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으로 미국 31.4%, 일본 22.4%, 독일 17.4%다. 모두 자동차 생산 및 수출 점유율과 비슷하거나 크게는 3배 이상 높다.
우리나라의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생산 대수 기준 4.3%, 수출액 기준 4.6%다.
그러나 차량용 반도체의 세계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 2.3%로 자동차 생산 및 수출 점유율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우리나라 차량용 반도체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것은 차량용 반도체가 시장 진입장벽이 높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려운데다, 다른 산업용 반도체 대비 마진율도 낮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반도체 기업의 70% 이상이 가전 및 정보기술(IT) 기기용 첨단공정 위주인데, 차량용 반도체는 구형 공정을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단기간 내 증산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
보고서는 "미래 모빌리티(이동) 산업의 중심이 차량 내 전기·전자부품 및 소프트웨어의 확대, 차량 연결 및 통신 네트워크 고도화, 자율주행 등으로 옮겨가면서 앞으로 차량용 반도체의 부가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간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수요를 충분히 뒷받침하려면 우리가 강점을 지닌 분야를 중심으로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기초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보고서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및 자율주행, 맞춤형 인포테인먼트 기능 등에 활용되는 고성능·고부가가치 반도체의 생산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력 반도체 등 산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국내외 기술 협력을 확대해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기술환경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준명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의 생태계 조성으로 공급망을 내재화하면서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이상기후, 화재, 지진 등 예측할 수 없는 사고로 인한 공급부족 사태에 대비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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