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신장 비스코스 공급망, 미국 제재받은 단체와 연결"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신장(新疆)에서 생산된 면화에 이어 비스코스 레이온(viscose rayon)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서구권에서 신장 위구르 자치구 강제노동을 이유로 신장에서 생산된 면화 제품 사용 금지 움직임이 벌어지는 가운데, 신장에서 생산되는 비스코스 레이온의 공급업자들이 강제노동과 관련해 제재를 받은 단체·공장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인조비단'으로 불리는 비스코스 레이온은 폴리에스테르, 면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섬유다.
비단처럼 부드럽지만 제조공정에 이황화탄소 같은 화학물질이 사용되는 '더러운 산업'이며 미국에서는 더는 이를 생산하지 않는다.
리서치회사 오일켐에 따르면 세계 비스코스의 3분의 2가 중국에서 생산되며, 신장이 최대 생산지다.
SCMP는 "화학적인 제조공정 탓에 극도로 위험한 노동환경을 제공하는 비스코스 레이온이 정치적으로 그보다 더한 독성을 띨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정부 자료는 신장 내 비스코스 공급망이 강제노동과 관련해 이미 미국의 제재를 받은 단체와 본질적으로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SCMP는 신장 내 가장 큰 비스코스 제조업체는 국영기업으로, 신장생산건설병단(新疆生産建設兵團·XPCC)이 소유한 땅 안에 공장들을 지어놓았다고 전했다.
중국 면 생산량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XPCC는 국경 수비 임무를 맡으면서 정치, 군사, 생산을 일체화시킨 독특한 형태의 준군사기구다. 지난해 미국은 XPCC를 인권유린을 이유로 제재했다.
SCMP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 신장에서 비스코스 공장들은 강제노동 수용소로 의심받는 시설로부터 불과 몇 마일 떨어져 있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 당국은 이들 시설을 직업 훈련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SCMP는 "이러한 사실들이 이미 신장 면화 수입금지로 휘청대는 세계 의류산업에 새로운 문제를 안길 수 있다"면서도 "신장 공급망의 불투명함 탓에 신장에서 생산된 비스코스가 윤리적인 공정을 거친 것인지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신장은 비스코스 원료인 용해된 펄프를 대부분 핀란드에서 수입한다.
SCMP는 "핀란드 총리도 지난 2월 신장 소수민족 인권 유린에 대해 비판했다"면서 "전문가들은 투명함을 추구하는 대기업조차 자신들이 사용하는 섬유의 기원을 추적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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