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정리 매매 기간 급등락과 같은 것…투자 유의 필요"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최근 상장 폐지가 확정된 일부 가상화폐(가상자산) 중에서 실제 폐지를 앞두고 한때 가격 급등세가 나타났다.
투기적 성격이 강한 투자에 따른 것으로, 뒤늦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을 노리고 따라 들어갔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30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9일 오후 3시 30분 현재 원화 마켓(시장)에서 시린토큰은 전날 종가 대비 62.95% 급등한 117원에 거래됐다.
이 시각 원화 마켓에서 시린토큰의 24시간 거래대금은 5천187억3천만원으로,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약 3천억원)을 넘은 전체 2위에 해당한다.
비트코인(BTC) 마켓에서도 시린토큰은 같은 시각 70% 넘게 상승했다. BTC 마켓은 비트코인으로 다른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곳이다.
2018년 2월 14일, 6월 7일에 각각 업비트 BTC 마켓, 원화 마켓에 상장한 시린토큰은 이달 17일 유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사업 지속 가능성, 블록체인 네트워크 활동, 유동성 등 업비트 내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서다.
시린토큰은 일주일 뒤인 이달 24일에는 아예 거래 지원 종료가 결정됐다. 거래 지원 종료는 쉽게 말해 상장이 폐지된다는 뜻이다. 시린토큰은 이달 31일 12시 상장 목록에서 사라진다.
원화 마켓에서 시린토큰은 23일 하루에 160% 넘게 급등해 종가가 163원으로 올랐다.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24일 이후 내리 하락해 28일 기준 종가가 72원까지 내렸으나 29일에는 한때 191원까지 치솟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시린토큰과 함께 유의 종목 지정, 상장 폐지 확정 절차를 밟은 코르텍스도 29일 같은 시각 가격이 약 65% 뛰었다.
상장 폐지를 앞둔 바이텀과 바이버레이트는 같은 시각 BTC 마켓에서 약 16%, 7% 올랐다.
이를 두고 가상화폐 거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장 폐지를 앞둔 가상화폐들이 모두 다 급등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시린토큰 등에 불나방처럼 돈을 쏟아붓는 건 막판에 크게 한탕 하자는 걸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장 폐지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유의 종목 해제 가능성을 노리는 것 아닌가 추측도 해봤지만, 폐지가 정해진 뒤에도 상승하는 건 위험한 투자에 따른 결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 시장에서 상장 폐지를 앞두고 주어진 정리 매매 기간에 주가가 춤을 추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비슷한 현상이 가상화폐 시장에도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황 연구위원은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됐다는 건 해당 가상화폐가 정상적으로 관리되지 않는다는, 즉 이미 위험 종목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뜻"이라며 "그런 종목에서 가격 급등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지 않으므로 굉장히 높은 수준의 투자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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