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백신 맞교환 제안…'임시 대통령' 과이도는 코로나19 확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자국 석유와 백신을 교환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28일(현지시간) 국영방송에 나와 "베네수엘라는 유조선이 있고, 우리 석유를 사겠다는 고객도 있다"며 "석유와 백신을 바꿀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교환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확인된 원유 매장량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베네수엘라는 누적된 부실 관리에 따른 생산능력 감소와 미국 정부의 국영 석유기업 제재로 최근 석유산업이 크게 쇠퇴했다. 원유가 있어도 제재를 피해 수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돈줄인 석유산업이 막히면서 백신 확보도 여의치 않다. 국제 백신 공동구매·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에 참여하기로 했으나 이를 위해 해외에 묶인 베네수엘라 정부의 자금을 활용하는 것을 놓고 마두로 정권과 야권이 갈등을 빚어왔다.
베네수엘라는 지난달부터 우방 러시아와 중국에서 받은 백신으로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물량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지만 마두로 정부는 코백스 측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받지 않겠다고 통보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브라질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베네수엘라의 코로나19 상황은 최근 더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5만6천여 명, 사망자는 1천565명인데, 야권과 시민단체 등은 정부의 공식통계가 실제보다 훨씬 축소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야권 지도자인 '임시 대통령' 후안 과이도도 지난 27일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렸다.
그는 트위터에 "베네수엘라엔 당장 백신이 필요하다. 하루하루 늦어질수록 목숨을 더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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