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김민선 교수팀, 운동이 비만을 억제하는 이유 규명
운동이 뇌세포에 적절한 스트레스 주면서 에너지 소모 활성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규칙적인 운동이 비만을 예방하는 생체 작동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민선 교수팀은 지속적인 운동이 식욕을 조절하는 뇌 신경세포에 약한 스트레스를 전달하면서 체내 에너지 소모를 늘려 비만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으로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운동이 주는 적당한 스트레스가 식욕을 조절하는 뇌 신경세포에 작용하고, 이 스트레스로 인해 신경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세포 내 에너지 생산 장소)가 활성화되면서 체내 에너지 소모가 증가해 결과적으로 비만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체중 조절에 가장 중요한 신경세포 중 하나인 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POMC) 신경세포에 강도가 다른 스트레스를 가한 뒤 생체 반응을 관찰했다.
강한 스트레스를 가하자 신경세포가 죽으면서 생쥐에게서 심한 비만이 나타났다. 반면 약한 스트레스를 가하자 뇌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화학물질인 베타-엔도르핀(β-endorphine)이 다량 생성돼 교감 신경계가 활성화되고 이후 지방조직 내 열이 발생해 에너지가 소모됐다. 약한 스트레스를 가한 생쥐에게서는 비만이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이후 연구팀은 운동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생체 기능에 유익한 효과를 주는지 알아보고자 생쥐에게 2주간 트레드밀에서 달리는 운동을 시켰다.
그 결과 운동을 할 때 근육세포에서 분비되는 인터류킨-6 호르몬은 식욕을 억제하는 POMC 신경세포에 약한 스트레스를 전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교감신경이 흥분돼 지방조직의 에너지 소모가 증가하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가벼운 스트레스나 독성이 거의 없는 소량의 독은 오히려 건강에 이로운 현상을 칭하는 '호르메시스' 반응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규칙적인 운동이 뇌 신경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호르메시스 반응을 유발해 비만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라며 "비만과 각종 대사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이요법과 함께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셀(Cell)의 자매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최근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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